[천자춘추] 통계의 거짓말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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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은 인간사회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과 인간의 행동 등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사회학, 행정학, 인류학, 심리학 및 정치학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 학문을 굳이 ‘과학’이라는 이라고 명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사회과학이 인간사회의 구조, 성질 및 법칙 등을 과학적인 관찰과 조사방법을 통해 그 성격을 규명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특히 통계는 사회과학의 과학성을 담보하는 대표적인 도구로 꼽힐 만 하다.

통계가 수학에서 독립해 당당히 학문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 하면서 그 정확성은 더욱 높아졌다. 당연히 이를 활용한 주변 연구의 과학성 역시 개선되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빅 데이터’도 통계를 활용한 것이다. 복잡한 인간사회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는 ‘빅 데이터’는 이미 오늘날 우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다.

 

하지만 통계가 처음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19세기 대영제국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영국 수상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통계 자체를 불신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바로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이다.” 또한 눈부시게 발전한 이 시대의 통계도 항상 진실만을 말하지 않는다. 최근 영국의 국민투표와 미국의 대선 과정에서 제시된 통계 수치는 실제 결과를 정반대로 예측했다. 여전히 통계가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번에는 통계가 옳았다. 지난 9일 국회에서 가결된 탄핵투표는 꽤 재미있는 결과를 보여준다. 한 민간기관이 5~6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8.2%가 탄핵을 찬성한 바 있다, 이번 탄핵소추안 역시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 즉 78.2%의 찬성률로 가결되었다. 통계가 정확하게 우리나라의 현실, 즉 민심을 반영했던 것이다.

 

향후 정국의 향방을 두고 보다 다양한 여론이 분출될 것이다. 통계는 과연 무엇을 말해줄지, 그리고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할지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이유가 생겼다.

 

조의행 신한대학교 초빙교수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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