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 살리고 쓴맛 줄여 식용 상품화
재배 2년만에 연간 3t판매 인기몰이
“농부가 된 것이요? 후회하지 않습니다. 농업은 미래 생명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로 무장한 첨단농업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송이뜰 강효석 대표(30·파주시 광탄면)가 버섯계에서 화제다. 청년 농부 강 대표가 주목을 받는 것은 그동안 약용으로만 재배됐던 버섯류의 최강자 ‘노루궁뎅이버섯’을 ICT를 이용해 새로운 재배법을 고안, 식용으로 처음 상품화했다는 데 있다.
그는 노루궁뎅이버섯 고유의 효능은 그대로, 특유의 쓴맛은 덜하게 하는 재배법을 만들어 냈다. 소위 ‘강효석표’ 재배법은 버섯재배병에 종균을 이식, 50여 일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맞추는 것으로 여태껏 이런 재배법은 없었다. 이 재배법으로 출하된 노루궁데이버섯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강 대표는 재배 2년만에 연간 3t가량을 판매하며 억대 매출의 농부반열에 올랐다.
노루의 엉덩이와 빼닮아 붙여진 이름의 노루궁뎅이버섯은 눈송이처럼 생겼으며 건조시 노랑 노루의 털 색깔과 유사하다. 음식천국 중국에서도 상어지느러미, 곰발바닥, 제비집과 더불어 대륙 4대 진미로 손 꼽을 정도로 진귀한 버섯이다.
30여 년간 느타리버섯 재배를 한 부친 영향으로 농업대학에 진학한 그는 지난해 9월 부친 농장 옆에 500㎡ 규모로 처음 노루궁뎅이버섯을 재배했다. 프리미엄 버섯이지만 재배과정이 까다로워 노련한 버섯재배자들조차 엄두를 내지 않던 노루궁뎅이버섯에 주목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지식 없이 뛰어들어 처절한 실패를 맛보았다. 강 대표는 “버섯의 향과 식감에서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구매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고 버섯은 모조리 폐기처분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후 포기하지 않고 버섯연구회, 파주시농업기술센터, 서울대농업기술자과정 등을 이수하며 노루궁뎅이버섯 연구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온도와 습도 생육과정을 첨단으로 조절하는 ICT와 BT기술을 도입하며 강 대표만의 노루궁뎅이버섯이 탄생했다. 기존과 다른 강효석표 노루궁뎅이버섯은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구매희망글이 쇄도하고 있다. 평생 느타리버섯만을 고집하던 부친도 자신의 농장을 접고 강 대표와 함께 노루궁뎅이버섯에 매달리고 있다.
강 대표는 “부친이 운영하던 버섯농장에서 땅과 기술을 물려받았으니 나는 운이 좋은 편”이라며 “하지만 농업에 관심 많은 젊은 친구들은 도움 받을 길이 없다. 생명산업인 농업에 뛰어든 청년농부들을 위해 정부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줘야 한다”고 희망했다.
파주=김요섭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