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가격이 무작위로 움직이는 종이딱지가 아니다. 주식은 해당 기업의 지분증서다. 따라서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면 지분의 가치도 오르고 주가도 올라간다. 돈으로 살 수 있는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주가는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곳에서 결정이 되지만 길게 보면 기업의 가치로부터 멀리 떨어질 수 없다.
어떤 회사가 대선 테마주로 분류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최대주주가 유력 정치인의 출신 대학 동문회장인 경우, 회사 임원 중 한 명이 정치인의 친척인 경우, 회사 대표가 정치인과 고교 동창인 경우 등등에서 급기야 최대 주주 본인이 유력 정치인인 경우까지.
그런데 요즘 대선 테마주의 주가는 하루 상한가 30%는 기본이고 2~3일 만에 50% 이상 오르는 경우도 흔하다. 최대주주가 현재 유력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어느 대선 테마주는 지난번 대선을 앞두고 2만원이던 주가가 16만원을 넘어갔다 폭락하기도 했다.
대선 테마주를 사고파는 사람들은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가격이 올라가는 종이딱지를 사서 뒷사람에게 더 비싸게 팔겠다는 사람들이다. 단기간에 급등하는 시세에 현혹된 사람들이 몰려들 때는 모두가 즐겁지만 잔치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투자자들의 돈을 들고 튀는 사기꾼만 없을 뿐 폰지 사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서구 가치투자자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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