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눈물

이용성 사회부장 ylee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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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의학계에서는 눈물을 3가지로 분류한다.

 

지속적으로 눈물 막을 형성해 눈을 촉촉하게 유지시켜 주는 ‘기저눈물’과, 담배연기나 이물질이 눈에 들어갔을 때 눈을 보호하고자 반사적으로 흘러나오는 ‘반사적 눈물’이 있다. 

또 기쁨 또는 슬픔, 분노 같은 감정에 반응해 흘러내리는 ‘감정적인 눈물’ 이다. 이 중에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눈물은 대부분 세 번째의 눈물이다. 인간이 동물과 달리 다양한 감정에 따라 눈물을 흘리기 때문이다.

 

헤어졌다가 다시 만날 때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 있는가 하면 지난날 잘못을 뉘우치는 참회의 눈물, 노력 끝에 영광을 차지한 승리의 눈물, 억울한 일을 당하고 괴로워하는 원한의 눈물, 이별의 눈물까지 감정적인 눈물의 성격은 무수히 다양하다.

 

이들 눈물 대부분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 내 함께 눈물을 흘리거나 애석해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와는 전혀 다른 눈물이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보고 싶지 않은 눈물이다.

 

대한민국의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이 전 국민 앞에서 흘린 눈물은 보고 싶지 않고 봐서는 안 될 눈물의 최고조였다. 대국민담화를 통해 최순실 운운하며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라는 발언 후 글썽인 눈물을 시작으로 탄핵 소추안 국회 통과 이후 권한정지 전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국정을 당부한 뒤 붉힌 눈시울 등이다.

 

게다가 문고리 3인방 등 핵심 참모들이 모두 떠난 상황에서 홀로 고심하다 감정이 복받쳐 한광옥 비서실장 앞에서 펑펑 울었다는 소식은 상당수 국민이 답답함을 넘어 숨이 꽉 막히게 했을 것이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국정농단을 주도한 최순실이 영장실질심사에서 억울해하고, 구치소 수감중 대통령 담화를 보며 흘린 눈물은 물론, 문화계의 황태자 차은택 역시 중국에서 귀국하면서 국민께 죄송하다며 눈시울을 붉힌 것도 국민은 보고 싶지 않은 눈물이다.

 

죄와 벌의 원작자로 유명한 소설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은 눈물을 흘림으로써 세상의 죄악을 씻어낸다”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는 이 명언이 가지고 있는 참회의 눈물을 보고 싶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말을 번복하고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하는 가증스러운 눈물은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이용성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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