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원인을 둘러싼 음모론과 가설은 또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일명 ‘미친 김감독’으로 불리는 김지영 다큐멘터리 감독의 ‘투묘(anchor) 침몰론’이다. 이 가설은 정부가 공식 발표한 세월호 항적도는 조작됐고 세월호를 지그재그식으로 전속력 항해하면서 닻을 내리는 외부 충격으로 침몰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추론이다. 김감독은 이 가설을 다큐 ‘더 인텐션’이라는 제목으로 조만간 세상에 내보일 참이다.
둘 중 무엇이 진실인지는 아직 더 치열한 논쟁과 과학적 검증, 조사가 필요하다. 두 개의 가설 외에 전혀 뜻 밖의 진실이 수면 위로 떠 오를 수도 있다. 중단된 세월호 특조위를 재구성하고 최소한 수사권을 부여해서라도 진상을 규명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눈치보는 정치권을 압박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이끌어낸 동력 역시 국민들이 직접 든 촛불에서 나왔다. 정부, 정치, 검찰 심지어는 언론에 이르기까지 어느 대의적 권력기관도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사이 평범한 직장인과 시민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자로와 김감독 등 수많은 1인 미디어와 블로거, 그리고 대규모 촛불시위는 무능하고 기득권화된 대의민주주의가 스스로 침몰하고 대신 직접민주주의가 분출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눈이 빨개지도록 세월X를 보면서 정치인으로서 한없이 미안하고 부끄러워지는 이유이다.
양근서 경기도 연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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