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새해 사자성어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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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새벽의 여명을 알리며 만물을 깨운다는 붉은 닭의 해다.

 

정치인들은 새해를 맞아 저마다 사자성어를 제시하며 화두를 던지고 있다. 유행이 된 사자성어는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상을 반영해 새해 희망과 각오 등을 담아내고 있다. 올해는 대통령선거가 있어서인지 메시지 경쟁이 더 치열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나라를 다시 만든다’는 뜻의 ‘재조산하(再造山河)’를 제시했다. 문 전 대표측은 “임진왜란 당시 실의에 빠져있던 서애 류성룡에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적어준 글귀”라며 “폐허가 된 나라를 다시 만들지 않으면 죽을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던 충신들의 마음으로, 지금 우리가 절박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대개조에 나서야 할 때임을 뜻한다”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바르지 못한 것이 바른 것을 범하지 못한다’는 뜻의 ‘사불범정(邪不犯正)’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2016년에는 국민이 바르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무리를 탄핵했고, 2017년에는 위대한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드는 건국 명예혁명을 성공시킬 것”이라며 “공평한 민주공화국이 우리가 꿈꾸는 새해의 나라”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의 ‘마부위침(磨斧爲針)’을 제시했다. “아무리 이루기 힘든 일도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로 성공하고야 만다는 뜻”으로 “마부위침의 자세로 국난을 극복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옛것을 뜯어고치고 새것으로 바꾼다’는 뜻의 ‘혁고정신(革故鼎新)’을 제시했다. 낡은 기득권을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민주주의(民主主義)’를 언급했다. 안 지사는 “국가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주는 나라, 헌법 정신이 구현되는 나라로 나가야 한다. 새로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에 의해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하다’는 뜻의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제시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쇠퇴하고 어지러운 상태에서 벗어나 새롭게 나라를 건설한다’는 의미의 ‘회천재조(回天再造)’를 꼽았다.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은 ‘낡은 것을 깨부수지 않고는 새로운 것을 세울 수 없다’는 뜻으로 ‘불파불립(不破不立)’을 내세웠다.

 

새해 사자성어는 말의 성찬 같다. 말뿐이 아니라 실제 그렇게 되기를 소망한다. 지난해처럼 살 수는 없으니까.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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