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을 의미하는 관형사 ‘첫’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첫 번째, 첫발, 첫눈, 마음 떨리던 첫 사랑 …. ‘첫’에는 도전과 미래, 열정의 무한 에너지가 있다. 새해도 마찬가지다. 흐르는 시간 속에 날짜가 지나 연도가 바뀌어도 살아가는 데는 별반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첫’에 의미를 부여할 때는 많은 것이 변한다. 마음을 다잡아 행동과 습관이 달라져 삶을 변화시킨다. 돌이켜보면 10대에는 꿈과 패기로, 20대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30대는 노련함으로 거침없이 달렸다.
어느덧 40대를 지나니 설렘보다는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보낸 시간이 소중한 추억과 어우러져 가슴 한편에 조용히 다가와 자리를 잡는다. 지난 병신년(丙申年)에도 중도 포기한 많은 다짐이 있었다.
오죽하면 신년마다 떠오르는 사자성어 중 하나가 작심삼일(作心三日)일까. 그럼에도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아 ‘새벽을 깨우는 닭처럼 부지런하게 살자’ 결심한다. 올해도 개인적으로는 다사다난하겠지만 국가에 대선이라는 큰일이 있다. 교육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면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좌우하는 만큼 천년지대계, 만년지대계라 해도 과하지 않다.
대선을 앞두고 18세 투표권에 또다시 불이 붙었다. 진보성향을 보이는 청년층의 특성을 놓고 여야 간의 해묵은 시각차 때문이다. 현 시국 탓도 있겠지만 투표 연령이 낮을수록 야권에 유리하다는 것은 선거판 정설임이 분명하다. 여당이 극구 반대할 만 하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18대 대선 결과로 대한민국 국격이 땅에 떨어졌다는 점이다. 권력을 맡기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자 몫이며 선택이다. 어제의 야당이 여당이 되고 오늘의 여당이 야당으로 바뀔 수 있다. 대선에서 연령은 종속 변수가 아니다. 그러기에 정치권의 ‘연령 공방’은 이제 끝을 내야 한다.
정치(政治)란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정치학 대사전, 1975)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정치권은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날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새로워야 하는 이유다.
김창학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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