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부부들은 흔히 후배 부부에게 ‘싸워도 한 이불 덮고 자라’고 말한다. 부부 간 갈등은 털어 내고 사랑은 유지하는 ‘비법’으로 거듭 당부한다.
책 <각방 예찬>(행성B잎새 刊)을 펴낸 장클로드 카우프만은 반기를 든다. “더 잘 사랑하려면 떨어져서 자야 한다”고, “같이 자는 한 침대는 사랑을 죽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근거는 무엇인가. 저자는 30년 넘게 부부관계를 연구해 온 ‘부부관계 전문가’다. 현재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 소장이자 소르본 대학교 교수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세한 사회 작동 원리를 밝혀내는 사회학자로 유명하다. 광범위한 심층 면담과 설문 조사 방법을 즐겨 쓰는데 ‘각방 예찬’도 150여 쌍의 목소리를 듣고 분석한데서 탄생했다.
저자는 한 침대를 쓰면서 발생하는 부부의 갈등과 따로 자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제시한다.
갈등은 인간이 곁에서 신경 써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지만 자율적인 인간으로서 자기 존재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모순된 감정에서 빚어진다. 침대는 가까워지고 싶은 애정 욕구와 개인적 안락에 대한 열망이 부딪치는, ‘혼자’와 ‘함께’가 투쟁하는 전쟁터인 셈이다. 또 코골이를 비롯한 ‘거친’ 잠버릇이 서로의 숙면을 깨뜨려 건강을 망가뜨리는 것도 갈등의 한 원인이다.
저자는 각방을 쓴다는 것은 이 갈등을 해소하고 정신과 몸의 건강을 모두 챙김으로써 서로를 더 사랑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각방을 써도 부부간의 애정이 약해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오늘도 코골이에 잠을 설친 당신이라면 말해볼까. ‘오늘부터 우리 따로 잘까?’ 값 1만4천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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