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의 ‘이방인’을 전복시킨 문제작 국내 출간… 콩쿠르상의 최우수 신인상 차지한 ‘뫼르소, 살인 사건’

▲ 뫼르소, 살인 사건 - 입체북(띠지 o)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뒤흔드는 문제작이 국내 출간됐다. 

세계 3대 문학상인 콩쿠르상의 최우수 신인상을 차지한 <뫼르소, 살인 사건(Meursault, contre-enquete)>(문예출판사 刊)이 그것이다.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으로 이슬람 종교 재판인 파트와(Fatwa)의 대상이 됐던 알제리의 저널리스트 카멜 다우드(Kamel Daoud)가 썼다. 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프랑스어 일간지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컬럼 모음집과 단편소설집 등을 펴냈다. 

2013년에는 ‘뫼르소, 살인 사건’을 발표, ‘프랑수아 모리악상’과 2015 콩쿠르상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했다. 프랑스를 비롯해 전 세계 30개국 언어로 출간되며 ‘뉴욕 타임스 선정 2015 최고의 도서’로 선정되는 등 주목받고 있다.

 

‘이방인’을 읽은 독자라면 제목 ‘뫼르소, 살인 사건’과 글의 첫 문장인 “오늘, 엄마는 아직 살아 있네”에서 이 책이 그것을 토대로 하고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방인’의 첫 문장은 “오늘 엄마가 죽었다”이다.

 

표면적으로는 ‘이방인’을 전복시키는 이야기다. 작품은 카뮈가 “다이아몬드처럼 정교하게 다듬어진 완벽한 언어”로 대변한 살인자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살해당한 한 사람’이 있었다는 시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저자는 카뮈와 뫼르소를 바꿔치기하는 왜곡과 “살인자의 말과 표현”을 이용해 자신의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했다. 1942년의 고전에서 ‘이름 없이’ 죽임을 당한 한 알제리인의 동생의 시각으로 ‘이름 없는’ 희생자는 슬퍼할 수 있고 또 반드시 애도를 받아야만 하는 ‘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저자는 이 속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인들이 알제리인들에게 저지른 학살과 전 세계의 암묵적 침묵을 동시에 그려낸다. 저자는 아랍인의 삶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를 들춰내지만, 단순히 반식민지적 우화를 그리는 것에는 거부한다.

이에 후반부에서는 알제리가 프랑스의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 처한 상황을 보다 극적으로 보여준다. 출간된 지 70여 년이 지난 카뮈의 ‘이방인’과 ‘뫼르소, 살인 사건’을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한다. 값 1만2천800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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