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만큼 실력이 부쩍 좋아진 선수들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될 때도 있다. 성장기인 만큼 키가 자라고, 목소리가 갑자기 굵어진 학생들을 볼 때도 관계자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해진다. 아마추어 스포츠를 취재할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자 보람이다.
처음 기자가 되어 취재했던 고등학생 선수가 한 연고지를 대표하는 프로선수로 성장해있고, 긴장해서 소감조차 제대로 말 못하던 선수가 나라를 대표하는 거목이 됐다. 그러나 모두가 처음 공을 잡았을 때의 시나리오대로 성장하는 건 아니다.
불의의 부상, 혹은 여러 이유로 학생 선수 경력이 단절될 때도 있다. 문제는 단절 이후의 삶이다. 학생들에게 ‘수업 참여’를 권장하고,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다. 미국 학원 스포츠의 경우도 수업 참여를 의무화하여 운동 이후의 삶을 설계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도 이를 모델로 하여 수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다. 수업은 수업대로, 훈련은 훈련대로 어려운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교실에 앉혀두는 것이 목적인가, 학생이 수업을 이해하고 따라가서 지덕체를 갖추게 하는 것이 목적인가.
그 난이도는 고등학교, 대학교에 오를수록 높아질 것이다. 갈수록 학교내 운동부를 두는 것이 운영비에 부담이 된다며 운동부 해체를 고려하는 학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예체능 특기생들을 위한 ‘특별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른들이 나서서 학생들의 이중고를 덜어줘야 한다. NCAA 역시 학생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엄격하게 학사일정을 관리하고 있다. 한때는 우리 중고농구에도 한자능력시험, 역사시험 등을 통해 커트라인을 넘긴 선수들만 출전을 허용했다.
영어 교육을 따로 하는 학교도 있었다. 선수들 눈높이에 맞게 필요한 부분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부분도 갈수록 줄고 있다. 지금의 입시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바뀌긴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예체능을 위한 커리큘럼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고쳐보면 어떨까. 학생들과 학부모의 목소리를 담아서 말이다.
손대범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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