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호텔인 A의 3가지 분석

김종구 논설실장 kimj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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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스 앰배서더 호텔은 수원의 대표적인 숙소다. 지역 유일의 면세점도 입점해 있다. 이래저래 외래 관광객 증감을 피부로 느끼는 곳이다. 지난해 말부터 호텔 숙박객들이 줄었다. 어림잡아 그 감소폭이 30%쯤 된다. 면세점은 더 고전이다. 안 그래도 자리를 못 잡던 터였다. 여기에 관광객 감소까지 이어지면서 한산하기 그지없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이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곳의 실무 책임자인 A씨가 많은 고민을 얘기했다. ▶세 가지 전망을 내놨다. 첫째 전망은 ‘4월 회복설’이다. 4월 중에 시진핑 중국 주석이 미국을 방문한다. A씨는 사드 문제가 해결될 첫 번째 기회라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타협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다. 턱없는 소리는 아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최악의 관계다. 그 틈새에 한국이 끼어 있는 형국이다. 시진핑과 트럼프의 대화가 사드 정국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수원에서 호텔을 경영하는 그가 본의 아니게 분석하는 국제정세다. ▶두 번째로 ‘10월 회복설’을 말했다. 10월로 예정된 중국 공산당 당 대회를 가리키는 말이다. 현재 사드 보복은 시 주석의 권력 강화와 관계있다고 그는 말했다. 1인 권력 강화를 위해 한국의 사드 문제를 소재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당 대회에서 1인 권력체제가 완성되면 사드 보복도 완화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국내 정치 전문가들도 좀처럼 말하지 않는 중국 공산당 내 권력구조 개편 얘기다. 이런 문제를 이비스 앰배서더 호텔 수원점의 실무 책임자가 말하고 있다. ▶그가 가장 절망적으로 말하는 가설이 있다. ‘사드 보복 장기화설’이다. 그는 지금 관광 업계가 하루하루를 버티는 중이라고 했다. 4월이면 참을 수 있고, 10월이라면 버텨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이상 버틸 여력은 없다고 단정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관광 대상국 다변화 구상도 영세 업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라고 했다. 체질 개선 때까지 버틸 업체가 없다는 설명이다. ▶A씨는 간혹 수원 관광 행정의 자문역할을 한다. 7일에는 경기도가 주관하는 대책 회의에도 참석했다. 하지만, 본업은 호텔 경영이다. 객실 손님 받고, 식당 손님 받는 게 그의 전공이다. 그런 그가 요즘 국제정치 전문가가 다 됐다. 한반도 주변 국제정세와 중국 공산당의 권력 구도까지 꿰뚫어 보게 됐다. 그는 관광 업계 대부분이 그처럼 팔자에 없는 국제 정치 분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영 위기에 빠진 여행업계의 현주소다. 한국 정부를 믿지 못하고, 미국과 중국의 국제 정세를 분석해야 하는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김종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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