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만 모여도 정치 이야기였고 심지어 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 녀석까지 탄핵이 무엇이냐며 물어왔다.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 이제는 언론이며 정치인들이 대선 이야기로 또 새로운 권력이 어떻게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온통 그 얘기를 하느라 당분간 또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보며 ‘권위(權威)’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표준국어대사전>(국립국어원 편)에 보면 ‘권위’는 두 가지 뜻을 가진다. 첫째는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이라는 뜻이다. 둘째는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이라는 뜻도 있다.
한때 발레리나 강수진 씨의 발 사진이 화제가 되었었다. 유명한 운동선수나 연주자, 화가, 과학자, 학자, 무형문화재,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권위자들은 단순히 재능으로 또는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뼈를 깎는 노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서게 된다.
다시 사전의 얘기를 해 보면, <표준국어대사전>은 1991년 당시 이어령 문화부장관의 지시로 편찬이 시작되어 1999년 종이사전으로 출판하였고, 현재도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 사전은 수정 보완 중이다.
권위자들이 세계 최고가 된 후로도 계속 연구하고 정진하는 것처럼 <표준국어대사전> 역시 오늘도 수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발 당장의 표를 위해 백년을 두고 계획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교육을 우습고 허황한 공약 몇 개로 흔들지 말기를 부탁하고 또 부탁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이 또 각계 권위자들이 10년을 두고, 20년을 두고 권위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교육도, 정치도, 국가도 긴 안목으로 ‘권위(權威)’를 세워가야 할 때다.
이현희 안양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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