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전 친권 포기한 엄마 원망스럽지만 보고 싶어요”

美 혼혈 입양인 신성호씨 고국 방문
파주 미군기지 ‘엄마의 품’ 현장 찾아

▲ 신성호씨가 생모를 찾기 위해 이달 말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미국으로 입양된 지 59년 만에 처음으로 파주를 방문한다. 신씨의 입양 당시 사진(왼쪽)과  성인이 된 현재의 모습.  파주현장사진연구소 제공
▲ 신성호씨가 생모를 찾기 위해 이달 말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미국으로 입양된 지 59년 만에 처음으로 파주를 방문한다. 신씨의 입양 당시 사진(왼쪽)과 성인이 된 현재의 모습. 파주현장사진연구소 제공
“친권을 포기했던 어머니지만 꼭 만나고 싶습니다”

 

‘파주 기지촌 여성, 세상 밖으로 나오다’ 연속 보도 이후 신성호씨(미국명 로웰 로혼ㆍ62)가 미국으로 입양된 지 59년 만에 뿌리 찾기에 나선다.

 

그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재미한인단체인 Me & Korea가 주최하는 ‘다시 돌아온 어머니의 나라 한국’ 프로그램의 하나로 방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생모를 찾고, 방문단과 함께 미군기지인 ‘캠프 하우즈’에 조성 중인 ‘엄마의 품(Mother’s Arms)’ 현장도 찾는다.

 

Me & Korea 행사를 공식 후원하고 있는 파주현장사진연구소 관계자는 “신씨 이외에 다른 3명의 혼혈 입양인들도 파주에서 생모를 찾는다는 생각에 고국 방문에 앞서 밤잠을 설칠 정도로 설레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는 신씨는 지난 1955년 3월 파주 법원읍(당시 천현면) 금곡리에서 6ㆍ25 참전용사와 한국인 어머니 심형숙씨(현재 88세가량) 사이에서 태어났다. 생모가 여건상 친권을 포기하는 바람에 곧바로 입양기관으로 옮겨져 지난 1957년 1월 미국으로 입양됐다.

 

파주현장사진연구소가 공개한 신씨의 입양 당시 상황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 주에 사는 양부모는 한 뉴스레터를 통해 한국 홀트 재단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한국 아이들의 사진을 우연히 접했다가 흑인 아이 1명과 신씨를 포함해 한국인 혼혈아 2명을 입양했다고 기록돼 있다.

 

신씨는 한국의 친부모나 형제·자매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해 그때부터 환갑이 넘긴 지금까지 생모에 대한 보고 싶은 그리움을 갖고 있다고 파주현장사진연구소 측은 전했다.

 

신씨는 “과거에 자신을 포기했던 친어머니를 무척 원망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해한다. 얼굴도 모르지만, 하늘 아래 유일한 혈육인 엄마를 꼭 찾아 한없이 울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씨가 다음 달 7일 자신이 태어난 파주시 천현면(법원읍) 금곡리로 생모를 찾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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