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통일염원… 경의선 복원철도 동판 1만여개 분실

코레일 비용때문에 관리 어려워

지난 2000년 6월 남북 정상 간 첫 회담의 성과물인 6·15공동선언 실현을 기원하며 실향민 등 국민이 ‘통일 염원’을 담아 경의선 복원철도 침목에 부착했던 동판들이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같은 해 9월 경의선 복원사업에 착수, 지난 2002년 12월 마무리했다. 경의선 철도복원을 위해 문산역에서 도라산역까지 남측 12㎞ 구간에 쓰인 침목은 1만 3천226개였다.

 

동판 1만 3천226개는 지난 2000년 9월 1일∼11월 30일 9억 5천500여만 원의 국민 성금과 당시 김대중 대통령도 통일을 염원하는 글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2000년 9월18일 대통령 김대중, 이희호)를 적은 침목을 기증하는 등으로 확보됐다.

 

하지만 현재 동판은 관리부실로 문산터널 앞 10여 장과 임진강역에서 DMZ 구간인 도라산역 구간 일부에만 조금 남아 있는 등 전체의 10%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레일은 10년 전까지도 훼손되고 떨어져 나간 일부 동판들은 접착제를 발라 재부착을 하는 등 보수했지만, 이후 유지비용문제로 사실상 관리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L씨(57ㆍ파주시 문산읍)는 “기증자들의 명패가 관리부실로 분실된 사실을 알면 얼마나 허탈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명패가 분실될 것에 대비, 경의선 복원에 맞춰 침목 기증자들의 이름을 도라산역 오른쪽 철제 게시판에 하나하나 새겼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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