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주전자 속 개구리와 道 환경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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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변화의 가능성을 조직하는 예술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변화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변화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권력지도를 바꾸고 있는 ‘촛불 혁명’도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 냈다. 정치권이 우물쭈물 눈치보는 사이 국민이 정치판을 갈아 엎자고 나선 것이다.

 

‘변화’는 주체와 객체가 명확하게 갈린다. 변화의 방향은 시대의식이 결정하고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변화를 거부하거나, 변화를 거스르거나, 심지어는 변화에 태만하여도 변화의 대상이 되고 만다. “변화시키지 않으면 변화 당한다(Change or Be Changed)”. 이것이 정치와 변화의 본질적 관계이다.

 

경기도 행정조직도 변화할 때가 왔다. 모든 도시의 흥망성쇠는 변화의 속도를 따라 잡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변화에 둔감한 도시와 지역은 반드시 쇠퇴한다는 게 진리다. 흥하는 도시에는 반드시 변화를 선도하는 정치(인)와 행정이 있고, 망하는 도시에는 반드시 변화를 따라가지도 못하는 정치(인)와 행정이 있다. 행정체계가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기는커녕 발목을 붙잡는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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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환경, 생태, 공원녹지, 물, 에너지 분야의 통합적인 계획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환경행정체계의 대수술이 필요하다. 자원, 에너지 소비 확대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등 환경위기에 대응한 친환경에너지 이용체계로의 경제구조 개편과 강력한 환경규제 신설 등 필요한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환경, 생태, 물, 에너지, 녹지 등 업무가 여러 실·국으로 분산돼 정책설계부터 집행까지 유기적인 협력조차 힘든 구조에서는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조차 숨이 가쁘다. 변화된 환경과 새로운 정책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은 물론 경기도가 지향하는 미래상을 제시하며 31개 시·군의 변화를 이끌 수 있기 위해서는 경기도부터 먼저 행정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그것도 야심차게, 획기적으로, 압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마지못해 시늉만 내거니 억지춘향식으로는 따라가서는 차라리 안하니만 못한 경우가 많다. 미구에 닥칠 위험도 모르는 주전자 속의 개구리가 돼서는 안된다.

 

양근서 경기도 연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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