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halal)’은 아랍어로 ‘신이 허용한 것’이란 뜻이다. 과일ㆍ야채ㆍ곡류 등 모든 식물성 음식과 어류ㆍ어패류 등의 모든 해산물과 같이 이슬람 율법 하에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총칭하는 용어다. 육류 중에서는 이슬람식 알라의 이름으로 도살된 고기(염소고기ㆍ닭고기ㆍ쇠고기 등), 이를 원료로 한 화장품 등이 할랄 제품에 해당한다.
반면 술과 마약류처럼 정신을 흐리게 하는 것, 돼지고기ㆍ개ㆍ고양이 등의 동물, 자연사했거나 잔인하게 도살된 짐승의 고기 등과 같이 무슬림에게 금지된 음식은 ‘하람(haram)’ 푸드라고 한다. ‘신이 허용하지 않은 것’이란 뜻으로 이슬람교도는 이런 식품을 섭취하면 안 된다.
할랄은 허용되는 음식을 가리키지만 인간의 행동, 말, 옷 등 보다 넓은 의미로 허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하람 또한 금지된 모든 것을 말한다.
할랄 시장은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2015년 기준 할랄 시장은 1조8천900억 달러(약 2천166조원) 규모였다. 오는 2021년엔 3조 달러(3천438조원)까지 팽창할 전망이다. 할랄산업에선 할랄 식품(음료 포함)의 비중이 62.1%(2015년 기준 1조1천730억 달러)로 가장 크다. 전 세계 식품시장의 16%를 차지한다. 이어 의류(12.9%), 미디어·레저(10%), 관광·여행(8%) 순이다.
무슬림이 20억명에 달하고, 할랄 시장 규모가 크다 보니 할랄 인증을 두고 전 세계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에서 통용되는 할랄 인증으로는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의 인증, 인도네시아 울라마협회(MUI) 인증, 싱가포르 이슬람 종교위원회(MUIS) 인증, 미국 이슬람 식품영양협회(IFANCA) 인증 등이 있다.
이 중 말레이시아가 할랄 인증 관련 산업이 가장 활발한 편이다. 중동의 부호들 사이에서 말레이시아는 ‘고급스러운 관광 인프라가 있으면서 할랄 인증이 확실한 국가’라는 이유로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무슬림 인구가 14만명선에 불과해 ‘변방’으로 취급된다. 할랄 인증 품목도 아직은 그리 많지 않다. 최근 국내 식품업체들의 할랄 기술 개발이 활발한 편으로 점차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사드 배치와 관련 중국의 보복으로 한국 경제 피해가 심각하다. 중국 의존적인 수출 구조를 다변화할 대안, 새로운 돌파구가 바로 ‘할랄’이다. 식품뿐 아니라 할랄 화장품, 할랄 관광, 할랄 의약품, 할랄 물류 등도 있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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