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음주운전 처벌 대폭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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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 하면 나오는 스포츠 선수들의 음주운전 사고가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최근 프로농구에서도 한 명의 스타가 사고를 저질러 명예를 잃었다. 인천 전자랜드 농구단 소속의 김지완(27)이다. 4월9일 오전 8시경 강남구에서 한 상점 벽을 차로 들이받는 사고를 냈는데,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26%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김지완은 바로 전날까지 프로농구 팬들을 들끓게 했던 6강 플레이오프의 주인공이었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전자랜드의 반란을 이끌었다. 비록 6강 시리즈에서는 졌지만, 남다른 개인기와 강심장으로 몇 번이나 인터뷰를 하는 등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렇기에 이 사고가 더 안타깝다. 혹시나 차로 받은 대상이 벽이 아니라 사람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사고를 냈지만 본인을 포함, 누구도 다치지 않은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것은 유감이다. ‘스타’로 불리던 선수들이 음주운전 사고로 얼마나 타격을 받았는지 잘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에게는 선망의 대상과도 같은 스포츠 선수들의 이러한 일탈 행위에 대한 징계는 비교적 가볍게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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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과 ‘뉘우침’이란 표현과 함께 가벼운 징계만이 뒤따랐던 것이다.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사고를 냈던 김민구 역시 사회봉사로 마무리됐다.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08년에도 농구단 코치가 비슷한 사고를 냈지만 조용히 넘어갔다. 사회적으로 매장을 시키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고 뒤에 소속 연맹의 조치가 유감스러웠다. ‘솜방망이’의 역사는 그때부터 그렇게 시작되었다.

 

아직 김지완 건에 대한 연맹이나 구단의 징계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연맹과 구단도 독하게 마음을 먹을 필요가 있다. 현재 프로농구 위치를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김지완은 이번 사고로 인해 명예를 잃었다. 그 어떤 활약을 보이더라도 한동안 불신의 꼬리표가 따라다닐 것이다. 현재 그는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 신청을 해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렇듯 혹시 모를 사건사고에 대비해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는 징계가 필요하다. 한 줄 만 더 쓰자. 선수들이여, ‘몸’이 생명이다. 자비 들여서 개인훈련까지 하는 세상에 대리운전 비용 아까워 말자. 몸이 보내는 신호도 잘 듣자.

 

손대범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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