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인천의 대선이 무색하다.
5·9 대선이 12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천에서 대선 분위기를 느껴보기란 좀처럼 어렵다. 하루에 1~2번 정도 아르바이트 운동원의 길거리 유세를 보거나 아예 한 번도 못 보거나 정도이다. 아무리 미디어 중심 선거에 따른 현상이라고 해도 썰렁하기가 심하다.
인천시는 지난해부터 인구 300만을 돌파해 서울과 부산에 이어 3번째 대도시라는 점과 전국 8대 특별시와 광역시 중에 면적(1천62.5㎢)이 가장 넓은 도시라는 점을 마치 ‘캐치프레이즈’처럼 홍보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지역 언론도 ‘300만 인천을 우습게 보지 마라’는 압박 수준의 메시지를 대선후보들에게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
목이 터져라 인천을 부르짖어도 메아리는 허공만 가른 채 돌아오지 않는다. 26일 현재 인천에는 주요 정당 후보 5명 중에 3명만이 한 번씩 얼굴 도장을 찍었을 뿐이다. 그 많고 많은 인천의 현안 중에 어느 후보 하나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라고 약속하며 나서는 이도 없다.
각 정당의 인천시당들이 지역 공약을 각 대선캠프 공약에 포함 시키는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지역 정가마저도 각 중앙당과 대선 캠프로부터 찬밥 신세를 당하는 모양새이다. 마치 내 몸집(인천)이 이만큼 커졌으니 무시하지 말라고 한껏 힘을 줘도 상대방(대선후보)은 눈길도 주지 않는 형국이다.
물론 대한민국 대선 후보가 17개 시·도중에 인천 현안만을 꼼꼼히 챙기고 해결을 약속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인천이 대한민국 17개 시·도중에 중요 도시 중에 한 곳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여하튼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허공에만 날리는 일은 이제 그만 했으면 한다. 큰 선거 때마다 ‘인천 홀대론’을 꺼내 들기도 민망하고, 부끄럽다.
다만, 꼭 한 가지 ‘투표율 만년 꼴찌 인천’이라는 오명 만큼은 이번 대선부터 벗어 버려야 한다.
인천은 지난 제18대 대선에서 74%투표율로 전국 17개 시도 중 하위권인 14위, 17대 대선에서는 60.3%의 투표율에 그치며 전국 16개 시도 중 충남과 함께 공동 꼴찌를 했다. 제20대 총선 14위, 제19대 총선 투표율 17위 꼴찌, 제6회 지방선거 15위 등 저조한 투표율 만큼은 타 시도의 추종을 불허 하고 있다.
인구가 300만이면 무엇 하나. 투표율 만년 꼴찌인 종이호랑이 인걸.
가자 인천! 투표율 1등의 진짜 호랑이를 향해.
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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