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영혼(靈魂) 없는 정치판

최원재 정치부 차장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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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당시 바른정당 천동현 의원(안성1)은 지난달 25일 ‘국민의당ㆍ바른정당 연합’의 대표의원으로 추대됐다. 이어 지난달 27일 천 의원은 경기도의회 개원 이후 사상 초유의 제3교섭단체인 ‘국민바른연합’의 대표로 등록서류를 의회사무처에 직접 제출하기도 했다.

천 의원의 국민바른정당연합 대표 선임은 3선 의원 경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당시 같은 지역구의 김학용 바른정당 경기도당위원장을 주군(?)으로 모셨던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천 의원은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도의회 제3교섭단체의 첫 대표로서 “교섭단체를 구성한 만큼 경기 연정(聯政) 참여가 핵심 과제”라며 “명실상부 집권 여당으로서 연정 참여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10여 년 의정 활동 중에 지금 남은 1년이 가장 어렵고 힘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오직 도민만을 바라본다는 생각으로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직 도민만을 바라보고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천 의원은 지난 2일 바른정당 국회의원 13명이 집단 탈당을 선언하자 망설임 없이 바로 탈당했다. 탈당 선언 국회의원 가운데 자신의 주군인 김학용 의원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에게 과연 ‘영혼(靈魂)’이라는 것이 있을까. 정치적 이념,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적 가치관이 있기는 하는 것일까. 

천 의원의 탈당으로 국민바른연합은 출범을 하자마자 대표를 교체하는 상황에 놓였다. 양당의 전격적인 의기투합도 자력으로 교섭단체 구성이 무산되면서 운영경비, 인력, 사무실 지원과 함께 연정실행위원회 공동위원장 배분 등을 노린 ‘궁여지책’으로 ‘한지붕 두 가족’을 선택했던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새로운 개혁보수를 만들겠다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4개월 만에 복당을 하겠다고 한다. 같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탈당하니 바로 탈당하겠다는 도의원의 모습이 ‘우리 정치판’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 한탄스럽다. ‘이합집산’의 ‘영혼 없는 정치판’에 신념과 정의가 있는 ‘불굴의 투혼’을 가진 정치인들이 넘쳐 나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최원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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