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이런 여행지가 있을까?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한다는 DMZ는 어떤가? 지난달 17일, 50여 년 간 미군 부지였던 DMZ 캠프그리브스에서 문화재생 전시 개막식이 열렸다.
캠프그리브스는 1997년 미군이 떠난 이후 버려진 곳이었다. 이곳을 2007년부터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문화, 역사, 생태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중이다. 2014년에는 민통선 내 유일한 대중 숙박시설인 유스호스텔이 문을 열었고, 지난해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라이언이 속한 101공수 506연대가 주둔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곳을 찾은 방문객 1만 7천여 명 중 1만여 명이 해외관광객이었다.
이곳은 DMZ에서 불과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조금만 귀 기울이면 대북, 대남 방송을 들을 수도 있다. 때 묻지 않은 이색적 자연환경, 주한미군의 흔적, 역사의 아픔이 곳곳에 묻어있다.
바로 이곳에서 문화로 지역을 재생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감히 말하건대, 캠프그리브스 문화전시는 국내에서 가장 극적인 희소성과 일탈성을 지닌 전시다.
사실 캠프그리브스는 어쩔 수 없이 닫힌 공간이었다.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위치해 있다 보니, 일반 대중이 가기 위해서는 3일 전에 출입신청을 하고 군부대의 허가를 받아야만 했다.
이제 그 닫힌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한시적이지만 임진각평화누리에서 DMZ안보관광버스가 매일 출발하고, 소셜커머스를 통해 캠프그리브스 투어버스 상품을 구입하면 토, 일요일에도 손쉽게 방문할 수 있다. 물론 선착순이고 인원 제한이 있다.
통일이 되지 않는 한 캠프그리브스의 문이 활짝 열리지는 않을 것이다. 남북대치의 현실에서 문을 조금이라도 더 열어, 더 많은 사람들이 캠프그리브스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는 있다. 문을 열고자 하지만 다 열수는 없는 공간, 역설적이지만 그래서 캠프그리브스는 희소성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일상에서 벗어난 경험을 할 수 있는 일탈의 공간이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곳’ 바로 캠프그리브스다.
한상협 경기관광공사 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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