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도시 브랜드 출발점 ‘애정’ 소통의 눈높이를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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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사람 중심의 도시를 꿈꾼다. 촛불을 든 사람들의 함성이 권력의 구조까지 바꿨다. 보수를 자청하는 나도, 유기견을 품에 안은 대통령, 넥타이를 풀고 원탁에 마주 앉은 대통령, 출근길에 아내의 배웅을 받는 평범한 시민과 같은 그의 모습에 감동했다. 생각해보면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데, 그저 눈높이를 우리와 맞추고 내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 것 같은 의도된 이미지에서 오는 감동일 수도 있다.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브랜드다. 브랜드는 비싼 것으로 포장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가격의 문제보다 ‘귀한 것’이라는 ‘가치’에 의미를 두고 있다. 귀한 것으로의 인식은 훌륭한 상품을 만들기 위한 장인의 노력이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원래 브랜드의 유래는 자신들이 빚어 만든 그릇에 이름을 새긴 그리스 도공이나 가게 이름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단순한 표식을 넘어 스스로 빚은 도자기에 대한 자신들의 자긍심의 표현이기도 했다. 따라서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란 나의 감정을 알아주는 좋은 품질일 것이라 믿는 신뢰가 바탕이며, 결국 좋은 상품이란 인식은 소비자와의 소통에서 시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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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의 가치를 지칭하는 브랜드가 매력적인 도시를 인식하는 ‘도시 브랜드’로 확장되었는데, 이는 하드웨어적 부동산으로서의 도시가 아닌, 도시를 상품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그러므로 도시 브랜드를 통해 도시를 좋은 상품으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애정과 긍지를 수반해야 하며, 결국 도시브랜드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최근 인천시의 브랜드가 ‘Fly INCHEON’에서 ‘all ways INCHEON’으로 바뀌었다. 의미도, 이미지도 전보다 좋아진 느낌이지만, 제작과 선정 과정을 보면 공급자 중심의 다소 일방적이라는 우려가 생긴다. 흔히 “당신의 전문가적인 견해는 어떠한지”란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수요자로서의 주민보다 더한 전문가가 있을까. 도시 브랜드는 시민에게서 완성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시민들과 함께 공감하는 가치있는 도시 브랜드가 되기 위하여 더 많은 질문과 소통이 주민들과 함께 이루어지를 바란다.

 

강도윤 ㈔인천디자인기업협회장·도시계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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