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위기에 빠진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 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신태용(47) 전 20세이하(U-20) 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임기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인해 경질된 A대표팀 감독 자리는 당초 허정무, 정해성, 김학범 등 화려한 경력과 경험을 갖춘 50~60대의 지도자들이 물망에 올랐었다. 그러나, 축구협회 기술위원들은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적신호가 켜진 대표팀을 이끌 적임자로 40대의 젊은 지도자 신태용을 선택했다. 기술위원들이 신 감독을 선택한 이유는 ‘소통’이었다.
▶화려한 선수생활을 거쳐 30대 후반에 성남 감독을 시작으로, A대표팀 코치와 올림픽대표팀 감독, U-20 대표팀 감독을 거친 신 감독은 ‘형님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수들과 소통하며 자신이 맡은 팀을 모두 무난하게 이끌었다. 신 감독의 ‘소방수’ 출격은 2016 리우 올림픽과 2017 U-20 월드컵 감독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가 외적으로는 화려한 자리처럼 보이지만 이번 그가 잡은 지휘봉은 ‘독이 든 성배’와도 같은 그 힘의 무게가 엄청나다.
▶한국 축구가 아시아 최초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루기까지 그가 치러야 할 아시아 최종예선은 단 두 경기에 불과하다. 그것도 상대가 A조 1위로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란(승점 20)과 2위 한국(13점)을 승점 1차로 맹추격하고 있는 3위 우즈베키스탄이다. 자칫 한 경기라도 삐끗하는 날에는 조 3위로 추락해 본선 직행이 어려워진다. 더욱이 대표팀 전력의 주축인 손흥민과 기성용이 잇따라 부상을 입어 이란전 출전도 불투명하는 등 제반 여건이 최악이다.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자칫 지도자 생명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큰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 그는 이를 감수하고 흔쾌히 감독직을 수락했다. 이제 한국 축구의 운명은 그의 지략과 전술에 달려있다. 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지도자는 힘들고 외로운 자리다. 상황에 따라 큰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 엄청난 중압감과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용기 있는 지도자 신태용 감독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그의 능력을 믿는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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