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경기도 광교신청사 착공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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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경기도청사가 수원 팔달산 자락에 자리 잡은 건 1967년 6월 23일이다. 경기도에 있던 서울시가 1946년 특별시로 승격하면서 경기도에서 이탈하자 서울 태평로에 있던 경기도청사 위치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역마다 경기도청사 유치를 놓고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인천과 수원이 심했다. 이는 1963년 12월 경기도청사를 수원시로 이전하는 법률 통과로 일단락됐다.

 

경기도청사 수원 유치에는 7선을 지낸 이병희(1926~1997) 국회의원의 역할이 컸다. 수원 유치를 위해 삭발 투쟁을 하고, 박정희 대통령 앞에서 무릎 꿇고 청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1964년 10월 15일엔 박 대통령 등 3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수원공설운동장터에서 경기도청사 신축 기공식을 가졌다. 도청사가 1967년에 준공됐으니 수원 이전이 올해로 50주년이다.

 

경기도가 15일 광교신청사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신도시 신청사 건립부지에서 ‘경기융합타운 및 신청사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광교신청사는 2천915억원을 들여 2만6천227㎡ 부지에 연면적 9만9천127㎡ 규모로 지어진다. 2020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도 본청 건물(22층)과 도의회 건물(12층)로 구성되며, 두 건물은 사람을 상징하는 시옷(ㅅ)자 형태로 배치된다. 소통·혁신·개방의 콘셉트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곳엔 도민전망대, 스마트오피스, 융합형 프로젝트오피스 등도 들어선다. 신청사를 포함한 11만8천200㎡ 규모의 경기융합타운에는 도교육청,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기도시공사,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대표도서관, 초등학교, 미디어센터, 주상복합건물 등이 입주한다. 신청사 앞에는 대규모 공원도 조성된다.

 

이날 기공식은 ‘인인화락(人人和樂)’을 주제로 한 축제로 진행됐다. 인인화락은 1796년 수원화성을 축조한 정조대왕의 ‘戶戶富實 人人和樂(집집마다 부자가 되고 사람마다 화합해 행복해지길 바란다)’에서 따온 것으로 여러 기관과 사람들이 서로 화합해 경기도를 행복하게 하는 경기융합타운의 비전이 담겨 있다.

 

기공식에선 31개 시·군에서 가져온 흙과 물로 기념식수를 하는 ‘합토합수(合土合水)’ 행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수원은 광교산의 흙과 수원천의 물을, 김포는 문수산의 흙과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조강의 물을 채취해왔다. 남양주는 천마산의 흙과 왕숙천의 물로, 용인은 석성산의 흙과 경안천의 물로 참여했다.

 

내년은 ‘경기 1000년의 해’다. 광교신청사가 새로운 경기 천년의 중심지가 돼 경기도와 31개 시ㆍ군이 웅혼(雄渾)하길 기원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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