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vs 육체’ 근현대의 전쟁 문화 통찰

▲ 극한의 경험
극한의 경험 / 유발 하라리 著 / 옥당 刊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유발 하라리가 전쟁의 역사를 다룬 신간 <극한의 경험>(옥당 刊)을 펴냈다.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태어난 유발 하라리는 히브리 대학교에서 중세 역사와 군사 문화를 공부하고 2002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역사와 생물학의 관계는 무엇인가?’ ‘호모 사피엔스와 다른 동물의 본질적인 차이점은 무엇인가?’ ‘역사에 정의가 있는가?’ ‘역사에 방향이 있는가?’ ‘역사가 전개되면서 사람들은 더 행복해졌나?’ 등 거시사적인 질문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앞서 2009년과 2012년 인문학 분야 창의성과 독창성을 기리는 ‘폴론스키 상(Polonsky Prize for Creativity and Originality)’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군사 역사 논문의 탁월함을 인정받아 ‘몬카도 상(Moncado Award)’을 수상했다. 동시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를 펴내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전쟁을 체험한 전투원들의 경험담에 나타난 전쟁을 이해하는 방식의 변화에 주목한다. 중세부터 근대 후기까지 전투원들의 전쟁 경험담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전쟁을 해석하는 시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계시적 전쟁 해석’이 등장한 사회적, 문화적 배경은 무엇인지 살핀다.

이를 위해 저자는 15세기와 21세기를 왔다갔다하며 둘 사이의 거리를 보여주고 비교하는 방식으로 책을 끌어나간다.

 

1부에서는 1865년부터 2000년까지 계시적 전쟁 해석을 개관하고, 2부에서는 근대초기(1450∼1740년)로 돌아가 20세기와의 극명한 대조를 통해 근대 초기 전쟁 경험담의 특징을 살핀다. 3부와 4부에서는 1740년부터 1865년까지 낭만주의 시기에 계시적 전쟁 해석이 형성되는 과정을 검토함으로써 우리에게 익숙한 근대 후기 전쟁 해석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 책에서 저자의 가장 중요한 논지는 1740년부터 1865년 사이에 전쟁을 이해하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중세부터 18세기 이전까지는 전쟁을 계시 체험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를 지내는 동안 계몽주의와 감성 문화, 낭만주의의 영향으로 전쟁을 계시의 요인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18세기까지 전쟁은 육체에 대한 정신의 승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해석됐지만, 20세기가 되자 전쟁은 정신에 대한 육체의 승리를 보여주는 주요 사례가 됐다고 설명한다. 값 2만3천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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