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발표된 곡과 음반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할 것이다. 이보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고전음악과 전통음악도 새로운 곡이 발표되지만, 과거의 위대한 음악가들의 곡을 재구현하는 사례가 더 많다. 이에 반해 작품의 길이나 그 표현이 쉬운 대중음악은 매일매일 다양한 곡이 발표되는데, 일각에서는 발표된 곡이 너무 방대하여 더 이상 새로운 멜로디가 창작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음악인들이 듣는 곡은 대중들보다 더 다양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음악을 지속적으로 듣고, 분석하고, 부르고, 연주하며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모든 음악인들이 성공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공통적인 과제는 ‘예술 창작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표절이란 벽과 마주하게 된다’는 고민일 것이다.
한편 표절은 타인의 창작물을 허락 없이 이용하고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발표(공표) 하는 행위다. 여기서 무단으로 이용한 창작물에서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표현(expression)을 베꼈다면 저작권 침해로 범법자 신세를 면치 못한다.
현재 음악인들 중 중·장년층 이상의 세대는 표절을 하면 안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관련된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로 분쟁에 임했던 사례도 있었으며, ‘성장과정에서 들어왔던 음악이 머릿속에 남아 있어 그러한 멜로디가 내 작품에 반영된 것 같고 표절은 아니다’라는 일부 뮤지션의 잘못된 해명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표절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교육이다. 성장과정에서는 윤리 교육 강화가 필요하며 성인이 되어서는 저작권 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고등교육 기관에서는 저작권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예술대학 커리큘럼은 고도의 연습을 수반한 예술의 완성도를 추구하는 교육과정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만약 예비 창작자들에게 선배 음악인들의 사소한 실수가 정당화되는 것처럼 인식된다면 미래의 대중음악은 암흑빛일 것이다. 음악 관련 협·단체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음악인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예비 창작자들은 고등 교육기관이 담당하면 된다.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한국의 대중음악은 21세기의 정직한 지식재산이 될 것이다.
이경호 (주)네오알앤에스 기업부설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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