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염태영·이재명 戰-Ⅲ

두 번 썼다. 첫 번째는 ‘염태영ㆍ이재명 戰-Ⅰ’이었고, 두 번째는 ‘염태영ㆍ이재명 戰-Ⅱ’였다. 그럴 만했다. 둘은 전국 최대 지자체 장(長)들이다. 나란히 시장 두 번을 연임했다. 행정 스타일은 전혀 달라 더 재미있다. 염 시장이 안정적이라면 이 시장은 공격적이다. ‘염태영ㆍ이재명 戰-Ⅰ’을 쓴 것은 2016년 1월 14일이다. 누리 예산 논란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을 때였다. 염 시장은 ‘시민 불편을 막자’며 시비 159억원을 투입했다. 이 시장은 ‘지방비를 쓸 수 없다’며 정부에 맞섰다. ▶‘염태영ㆍ이재명 戰-Ⅱ’(2016년 3월 9일)에서 이렇게 예고했다. -하지만, 둘은 충돌할 것이다. 2년 또는 그 언저리에서 충돌할 것이다. 입은 다물고 있지만 둘의 눈과 발이 비슷한 곳을 향하고 있어서다. 지금의 정(情)과 여유가 그때도 남아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때 충돌의 내용이 뭐가 될지는 필자는 모른다-. 그 후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어느덧 ‘2년 뒤 또는 그 언저리’에 왔다. 과연 둘은 충돌하고 있는가. ▶이 시장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물을 만났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도 나가 존재감을 발휘했다. 많은 이들이 차기 서울 시장 또는 경기도지사라고 말하고 있다. 잇따른 방송 출연으로 대중 지지도도 높고, 시장ㆍ군수 회동 불참으로 차별화도 확실하다. 1년 뒤 정치 일정에 대해 입을 다물면서 언론의 궁금증까지 증폭되고 있다. ▶이런 때 이 시장이 기자들과 만났다. 아주 오랜만에 마련된 경기도 언론과의 간담회다. 말 중간에 “(경기도지사를) 대선 주자의 무덤이라는 얘기를 하지만 서울과 경기도는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 경기도지사 출마에 무게를 실은 발언으로 풀이됐다. 대화 중에 나온 ‘염태영 시장’ 언급이 있다. 경기도지사 경쟁자를 묻자 ‘남경필 지사’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는 염태영 수원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김만수 부천시장, 김윤식 시흥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이…부족함이 없다”고 했다. 강력한 경쟁자는 남경필 지사, 염태영 시장은 나머지 후보군 중 ‘One of them’에 넣었다. ▶염 시장으로서는 기분 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의 구분이 틀린 것도 아니다. 염 시장은 1년 뒤 행보에 대해 입을 연 적이 없다. ‘연임도전’ ‘도지사 도전’ 등이 회자되지만 따지고 들어가 보면 ‘주변 얘기’다. 이러니 ‘염태영ㆍ이재명 戰-Ⅱ’의 예고를 유보할 수밖에 없다. ‘2년 뒤 언저리에서 둘은 충돌할 것’-모두 도지사 출마의 경우-일지, ‘2년 뒤 언저리에서 둘은 협조할 것’-도지사와 시장 출마로 나뉠 경우-일지 알 수 없다. 한 쪽(이재명)이 ‘경기지사 출마’로 입을 연 듯하니, 다른 쪽(염태영)이 입을 열 때가 온 듯하다.

김종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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