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라는 단어에 경이로움을 기록한다는 중의적 의미를 더한 경기문학 시리즈가 올해도 나왔다.
경기문학 시리즈는 경기도 거주 문인에게 창작지원금을 지급하며 그들의 작품을 출판하는 경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사업 결과다. 재단은 출판사와 협업해 경기문학 시리즈를 일반 독자들이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작고 얇은 문고 판형으로 내놨으며, 정가를 4천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경기문학 시리즈는 배수아, 김종광, 김주현, 오은희 등 신진·기성 작가 23명의 작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배수아 작가의 작품집은 재판에 들어가기도했다.
이번에는 신작 8권이 나왔다. 소설집 7권과 18명 시인의 시를 묶은 시집 1권이다. 김기우, 민병훈, 박찬순, 윤순례, 이세은, 정수리, 황시운 등 소설가와 권민경, 김은후, 김진규, 김춘리, 문성해, 민승희, 박완호, 안은숙, 유종인, 윤의섭, 이문숙, 이윤학, 장유정, 정다연, 조경선, 조규남, 최정례, 하린 등 시인의 작품을 읽을 수 있다.
소설집은 권마다 2편의 단편소설 또는 1편의 중편소설로 구성됐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기우 작가는 가족과 결별하고 살아가는 중년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달의 무늬’를, 신진 작가인 민병훈은 유스호스텔의 몰락 원인을 탐색하러 온 파견 직원이 겪는 일을 담은 ‘파견’을, 박찬순 작가는 남북 음악가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서해 최북단 섬에서 펼치는 연주회를 다룬 ‘북남시집 오케스트라’를 선보인다.
윤순례 작가는 막장 인생을 사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거칠고 생생한 문체로 드러내고, 신진 작가 이세은은 열 네 살 이후 생리를 할 때마다 자살을 시도하는 인물을 이야기한다. 정수리 작가는 경제적 능력 없이 밑바닥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황시운 작가도 생존의 어려움을 겪고 사육당하는 삶을 택한 주인공을 보여준다.
재단 관계자는 “작가들은 좋은 환경에서 작품에 몰두할 수 있는 계기를, 독자들은 합리적 가격으로 양질의 도서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에도 매년 이런 방식으로 출간해 공공문화정책이 지향해야할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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