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인천시립미술관, 작품이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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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문화의 현주소를 자책하며 목말라했던 인천시립미술관이 용현학익지구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직 서울을 향했던 인천의 물류처럼, 서울에 가깝다는 이유에서 문화예술 또한 서울에 의존하며 향유되어 왔기에 유명한 예술가나 작가도 길러지기 어려웠고, 그들은 인천에서 살지 않았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문화의 배양분이 될 예술대학과 시립미술관 건립을 고대했으니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가.

 

유럽의 도시들은 미술관을 도시재생을 위한 앵커시설로 선택했다. 영국의 테이트모던은 폐쇄된 화력발전소를 개조해서 문화적 도시재생의 좋은 사례를 만들었고, 구겐하임 뮤지엄을 유치해 어마어마한 관광 수익을 창출하며 ‘빌바오 효과’란 의미의 컬쳐이코노믹스를 이끌어낸 스페인의 작은 도시 빌바오는 산업혁명 이후 몰락한 도시의 재건을 이루기 위해 세계적인 건축가 프랑크게리의 설계로 거대한 작품으로서 구겐하임미술관을 유치했다.

 

미술관에 소장된 전시 작품도 중요했지만, 미술관 자체가 특별한 작품으로서의 의미를 지니도록 노력을 기울이며 가치를 부여했고 그들의 노력은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들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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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과정에서부터 예술가들을 불러들였고, 지역의 민간 전문가들과 거버넌스를 구축하며 도시의 재건을 고민한 노력의 결과로, 미술관이 문을 열자 주변에 아름다운 카페들이 문을 열고 우범지대로 전락했던 과거의 역사까지도 담아내며 유럽여행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장소가 되고 있다.

 

지난달 북유럽을 여행 중 방문한 헬싱키의 현대미술관 ‘키아스마’도 그러했다. 현대 최고의 건축가 중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건축가 스티븐 홀이 설계한 이곳은 대중과 예술이 만나는 교차점이란 의미의 이 미술관은 건축과 도시, 미술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필수코스가 되고 있었다.

미술관 안의 전시된 작품들보다도 음악홀과 이어지는 야외공간에서의 자유로운 시민들의 휴식과 유유히 내부에서 외부로 이어지는 작은 물길을 보며 느껴지는 감동이 내겐 더 강렬했다.

 

미술관은 도시의 거대한 작품이 된다는 점을 되새기며, 이제 지어질 인천시립미술관이 시민들에게 특별한 의미로서 건축적 작품이 되기를 기대한다.

 

강도윤 인천디자인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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