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막내’ kt wiz의 2대 사령탑으로 지난해 10월 지휘봉을 잡은 김진욱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인성, 육성, 근성의 감동을 주는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명문팀의 기초를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10개월이 지난 김진욱의 ‘kt 야구’는 취임 당시 그가 밝힌 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29일까지 kt가 거둔 성적은 37승81패, 승률 0.314로 1군무대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100경기 패배의 불명예를 떠안을 위기에 놓여있다. kt가 100패를 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남은 26경기 가운데 8승 이상을 거둬야 하지만 산술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구단 관계자들은 노심초사하고 있지만, 정작 김 감독은 아직도 여유있는 모습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김진욱 감독은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줬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시즌 초반까지 ‘돌풍’을 일으켰던 kt의 모습은 5월 이후 월 10승도 거두지 못하는 팀으로 전락했다. 신생팀으로서 엷은 선수층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많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는 점, 모기업의 구조상 일반 기업에 비해 투자가 원활치 못한데 따른 FA(자유계약선수) 및 외국인 우수선수의 영입 어려움 등을 감안하더라도 초라한 성적이다. kt의 경기 가운데 일부 경기는 일반 팬들이 보기에도 납득할 수 없는 선수 기용과 교체, 야구의 기본을 저버린 작전 등으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망쳐버리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때로는 김진욱 감독이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아직도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김 감독은 취임 초기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껏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야생마처럼 뛰어놀게 하겠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많이 주겠다는 배려였다. 그러나, 그가 몸담고 있는 KBO리그는 생활체육이나 아마추어 경기가 아니다. 개인과 팀 성적에 따라 적게는 몇백만원부터 많게는 수억원의 연봉이 좌우되는 프로리그인 것이다.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계속 실험만 하면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현실을 구단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켜볼 일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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