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광교호수공원 분수대 설치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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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시공사는 최근 광교호수공원에 길이 200m, 높이는 100m에 이르고 사업비는 무려 200여억원이 예상되는 분수대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분수대 설치는 광교택지지구 실시계획에 반영되어 있지 않았던 사업이다. 분수대를 설치하려면 2013년부터 관리권한이 이전된 수원시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허나 경기도시공사는 개발이익금을 사용하는 사업이므로 설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일방적 사업계획을 추진해오고 있다. 분수대 완공 이후는 수원시민의 세금으로 운영, 관리가 되어야 하기에 수원시는 분수대의 건설에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수원시의 지금까지의 태도를 보면 강 건너 불구경의 행태인 듯하다. 도시공원위원회에서 심의 유보를 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조건부 찬성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유지비와 수질문제 등이 해결되면 건설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대응하는 담당 부서조차 확실히 정해져 있지 않다.

 

충북 충주시가 2006년 20여억원을 들여 설치한 음악분수를 10년여 방치 끝에 3천600만원에 고철로 팔아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도 역시 유지관리, 관리비의 문제로 지난해에 음악분수대를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 그 외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낭비 사례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바로 분수대 사업이다. 광교호수공원에 설치될 분수대도 1년에 수억원의 관리비가 들어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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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는 그 정도로 재정이 넉넉한가? 지방재정문제로 매년 예산축소를 되뇌고 있는 수원시에게 물어보고 싶다. 또한 최초로 제시했던 100억여원의 공사비가 불과 몇 년 만에 200억원으로 불어났는지에 대해서도 광교신도시의 공동책임자인 수원시는 남의 이야기로 넘길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로 함께 물어야 한다.

 

수원시는 자신들의 예산을 쓰지 않고 수원시 안에 그럴듯한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대한 비판 없는 수용 자세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설령 운영비 한 푼 들이지 않더라도 설치 이후 파생될 수많은 문제점들 - 수질, 고장, 악취 등 - 을 심사숙고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몇 가지 문제만 해결되면 문제없다는 자세는 납득하기 힘들다.

 

200억원의 돈이 꼭 쓰여야 한다면 더욱 공익적이고 지속가능한 시설에 쓰이는 것이 옳다. 지금 당장 내 돈이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저 예산을 더 유용한 곳에 쓰지 못하면 또다시 세금으로 그 부족분을 메꿀 수밖에 없다. 수원시는 경기도시공사가 제출한 광교호수공원 분수대 사업을 즉각 반대하라!

 

김성우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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