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정약용>
지난 2012년 유네스코가 다산 정약용을 헤르만 헤세, 장 자크 루소와 함께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우리나라 인물이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이보다 앞서 정약용이 설계한 수원 화성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세계는 그를 공학자이자 실천가로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를 조선 후기 실학자로 한정지어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엔지니어 정약용>(다산초당 刊)의 저자 김평원 교수는 정약용을 조선의 엔지니어로 재조명하고, 그가 활동하던 시기에 태동하던 근대 공학의 움직임을 짚어 낸다.
저자는 정약용이 청년 관리 시절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던 엔지니어를 그의 직업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한다.
스물여덟 살에 관직에 임용된 정약용은 한강 배다리 건설의 문제점을 해결해 정조에게 능력을 인정받았고, 이를 계기로 신도시 수원 화성을 설계하게 됐다. 이후 거중기와 녹로 등 다양한 건설 기계를 발명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정약용의 공학 분야 업적을 총망라했다. 이를 위해 17년 동안 <자찬묘지명> <조선왕조실록> 등 사료 검토는 물론 남양주 정약용 생가, 다산기념관, 다산문화관과 수원 화성, 화성박물관, 강진 다산초당 등을 꾸준히 찾았다. 정약용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에서 정약용의 시선으로 현상을 바라보고 분석하려고 애썼다.
책은 ‘실학자에서 엔지니어로, 저술가에서 실천가로’ ‘도시 공학자 정약용, 신도시 화성을 설계하다’ ‘건축 공학자 정약용, 새로운 공법을 제시하다’ ‘기계 공학자 정약용, 거중기와 녹로를 개량 발명하다’ ‘자동차공학자 정약용, 유형거를 발명하다’ ‘조선 공학자 정약용, 배다리를 설계하다’ ‘토목 공학자 정약용, 거더교를 설계하다’ ‘조선 후기 근대 공학의 성립과 엔지니어 집단의 형성’ 등 8개의 장을 통해 엔지니어로서의 정약용을 살펴본다.
더불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포그래픽, 일러스트, 유물 사진 등 200여 점이 넘는 이미지 자료를 수록했다.
거중기로 수레에 돌을 올려놓는 법, 유형거에 돌을 적재해 운반하는 법 등을 현대식 사용 설명서로 그려냈고 책에서 소개한 거중기와 녹로, 배다리 등 다양한 도면들을 저자가 직접 모형으로 제작해 책의 말미에 실었다.
한편, 저자는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교육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천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임 중이며 인문·사회·자연·공학 등 여러 학문을 융합한 글쓰기와 말하기 교육 전략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값 1만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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