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비하면 요즘에는 한 마디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체조, 수영, 피겨스케이트처럼 젊은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종목들은 기본적으로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선수들이 흔한 세상이 됐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서 좋은 영양공급과 훨씬 좋아진 훈련여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의 효과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과거에 비해 선수들의 자기 관리가 철저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국내 스포츠는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 없이 선수의 능력에 따라 고액의 계약금과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종목을 막론하고 국내 정상급 선수의 기량을 발휘할 경우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전문직업이 된 것이다. 스포츠의 특성상 다른 직종처럼 정년을 보장받는 안정적인 정규직은 아니지만,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근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선택권은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이 운동능력만 강화시켜 지속한다고 해서 가능한 일은 아니다. 신체적인 능력과 더불어 절제된 생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공인으로서의 철저한 몸가짐, 타인과의 경쟁에 앞서 자신과의 고강도 싸움을 이겨내야 가능하다.
우리는 그동안 야구의 이승엽, 축구의 이동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 마라톤의 이봉주 등 오랜 기간 정상의 기량을 유지하며 다른 선수들에 모범을 보이는 선수들의 모습을 봐왔다. 이들은 선천적인 기량과 후천적인 노력도 있었겠지만 남다른 자기관리가 있었기에 정상에서 롱런을 할 수 있었다. 운동선수에게 있어 자기 스스로의 관리를 요구하는 이유다.
이원성
대한역도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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