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달이 공개됐다. 지난 21일 서울과 뉴욕에서 동시에 메달 공개행사가 펼쳐졌다. 평창올림픽 메달 디자인의 콘셉트는 우리 언어인 ‘한글’이 바탕이 됐다. 메달은 역동적인 사선을 배경으로 앞면에 오륜이, 뒷면엔 대회 엠블럼과 종목명이 들어간 비교적 단순한 디자인이다. 그러나 측면에 ‘평창동계올림픽이공일팔’의 자음과 모음의 조합 중 자음의 ‘ㅍㅇㅊㅇㄷㅇㄱㅇㄹㄹㅁㅍㄱㅇㄱㅇㅇㄹㅍㄹ’을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 메달을 목에 걸 리본(스트랩)은 전통한복 소재인 갑사를 활용, 한글 눈꽃 패턴과 자수를 적용해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메달 케이스도 전통 기와지붕의 곡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원목으로 제작했다.
올림픽 메달은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올림픽부터 종목별 상위 선수들에게 금·은·동메달을 수여한 것이 굳어져 대회마다 다른 디자인의 메달이 올림픽의 또 하나의 상징이 됐다.
올림픽 메달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한 규정에 맞춰 주최국이 올림픽 정신을 살리면서도 저마다의 특징을 담아 디자인한다. IOC는 올림픽 메달을 보통 원형에 체인이나 리본에 매달려있는 형태로 제시했다. 지름은 60㎜, 두께는 3㎜ 이상이어야 하고 종목명이 새겨져야 한다. 금ㆍ은메달은 순은으로 제작하고 금메달에는 순금 6g 이상을 도금하도록 했다.
하계올림픽은 표준 디자인도 있다. IOC가 1928년부터는 적용한 표준 디자인은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 니케가 로마 콜로세움을 배경으로 월계관을 들어 올린 모습이다.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부터는 앞면엔 이러한 표준 디자인을 쓰고, 뒷면에 개최국의 특징을 담은 개성있는 디자인을 하는 관행이 굳어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경우 뒷면에 월계수를 물고 날아가는 비둘기와 태극 무늬를 응용한 서울올림픽의 엠블럼이 들어갔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는 앞면 디자인에 일부 변형이 허용됐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는 새로운 표준 디자인이 도입됐다.
동계올림픽 메달에는 표준 디자인이 없다. 그래서 개성있는 디자인이 가능하다. 1972년 삿포로 동계올림픽 메달은 사다리꼴에 가까운 울퉁불퉁한 모양이었고, 1984년 사라예보 대회 메달은 둥근 메달이 큰 사각형 틀에 갇힌 형태였으며,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대회 메달은 도넛 모양으로 가운데가 뚫렸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선 운석이 들어간 7개의 특별 금메달도 제작했다.
평창올림픽이 몇 개월 남지 않았다. 한반도 정세 불안으로 참석 여부를 고민하는 나라가 있는 것 같다. 평창올림픽에 북한까지 참석해 북한 선수 목에도 평창 메달이 걸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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