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가수와 연기자의 성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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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익빈 부익부는 우리 사회에서 점차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 현상이다. 물론 예술시장도 예외가 될 수 없다. 2015년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에서 대중문화예술인의 보수 및 소득에 관한 만족도를 조사하였는데, 매우 만족 1.0%, 만족 3.6%, 보통 27.6%, 불만족 37.7%, 매우 불만족 30.1%로 소득에 대한 불만족이 무려 67.8%로 조사되었다. 성공조건의 우선순위는 개인의 노력과 타고난 자질이며 연고와 인간관계는 3위에 해당하는데 18.1%를 차지한다(pp.171~172).

 

개인의 노력과 타고난 자질은 예술인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양이다. 물론 성공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활동을 많이 하고 소득이 높아지려면 연고와 인간관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예술인이라도 대중에게 알려지려면 예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태조사에 의하면 가수는 연예기획사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경우보다 프리랜서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연예기획사에 소속되지 않아도 1인 창작, 유통, 홍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 개인이 연예기획사의 홍보·마케팅 수준을 능가할 수는 없지만 혼자서 앨범을 만드는 환경은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가수들이 타고난 자질과 개인의 노력을 겸비하고 있다면 연고와 인간관계가 이들을 메이저 시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연기자의 경우도 가수와 비슷하다.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연기자보다 프리랜서가 다수인데, 이들은 캐스팅 디렉터에 의해 출연 제의를 받거나 오디션을 보고 작품에 참여한다. 하지만 연기자는 가수와 달리 1인 창작, 유통, 홍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연기자들에게 더 많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연고와 인간관계는 정말 중요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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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한 상황을 그대로 적용하면 가수와 연기자의 성공조건이 마치 연고와 인간관계로 귀결되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 물론 연고와 인간관계는 예술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스타로서의 성공과 높은 소득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뛰어난 재능과 유명 연예기획사에 소속되어 있어도 결국 운이 결부되지 않는다면 빛을 발하기 어려운 것이 예술시장이기 때문이다. 스타를 왜 스타라고 하는가?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볼 수 있는 기회는 기후에 의해 정해진다. 즉, 뛰어난 재능이 있더라도 반짝이지 못하고 지는 별은 수없이 많으며 이러한 법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성공의 조건은 타고난 재능, 개인의 노력, 연고와 인간관계도 중요하지만, 자기만의 목표를 이루어냈다는 성취감에 만족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며 험난한 예술시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이경호 네오알앤에스 기업부설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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