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ㆍ다이아몬드ㆍ박종훈 ‘삼각편대’ 두 자리 승리…힐만 감독도 풀지 못한 뒷문 불안
SK 선발진은 지난해 우완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메릴 켈리가 올 시즌에도 탈삼진(189개) 1위와 다승 3위(16승7패, 방어율 3.60)에 오르며 최고 용병 투수로 등극했고, 이번 시즌 첫 선을 보인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도 10승7패, 방어율 4.42로 제 몫을 했다. 무엇보다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12승7패, 방어율 4.10로 환골탈태한 ‘토종 에이스’ 박종훈의 재발견이 최대 수확이다.
SK는 시즌 초반 켈리와 다이아몬드, 윤희상, 문승원, 박종훈으로 선발진을 꾸렸으나 다이아몬드가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이탈하며 계획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문승원과 박종훈은 롤러코스터 투구로 불안감을 키웠고, 5월까지 제몫을 하던 베테랑 윤희상도 6월 이후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에이스 켈리만이 고군분투하며 SK 마운드를 홀로 지탱했다.
그러나 부상에서 복귀한 다이아몬드가 6월부터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줬고, 문승원과 박종훈도 기복을 줄이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영점이 잡힌 박종훈은 리그 후반기 최고의 잠수함 투수로 명성을 떨쳤다. 7월 한달간 1승1패, 방어율 8.69로 난타당했던 박종훈은 8월12일 kt전에서 승리한 뒤 4연승(1홀드, 방어율 2.79)을 거두며 시즌을 마쳤다. 다이아몬드도 15일 두산전 완봉승을 포함해 9월에만 2승(2패, 방어율 4.45)을 올리며 SK가 2년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데 힘을 보탰다.
반면, 지난 시즌까지 탄탄하던 불펜진은 올 시즌 번번히 SK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리그를 대표하던 좌완 마무리 박희수(2승6패 8세이브, 방어율 6.63)가 부상과 부진이 반복되며 마무리 자리를 내놨고, 대체 마무리 1순위로 꼽히던 우완 파이어볼러 서진용(2승3패 3세이브 3홀드, 방어율 3.91)도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2군을 들락날락했다.
이 밖에 필승조에서 활약해줘야 할 채병용과 김주한, 임준혁, 문광은 등도 집단 난조에 빠져 SK의 뒷문은 그야말로 자동문 수준이었다. 그나마 시즌 내내 불펜진을 지탱해온 베테랑 박정배(5승3패 7세이브 16홀드, 방어율 3.57)와 시즌 막판 부상에서 돌아온 사이드암 백인식(2세이브 2홀드, 방어율 2.41)이 희망을 보여준 점이 위안거리다.
SK는 내년 시즌 김광현이 돌아오면 어느팀 부럽지 않은 최강 4선발을 구축하게 된다. 부임 첫해 KBO 역사상 최고의 대포군단을 완성한 트레이 힐만 감독이 오프시즌 막강 뒷문까지 조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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