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0일부터 26일까지 충청북도에서 열렸던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체육웅도’를 자부하는 경기도가 종합우승 16연패라는 기념비적인 성적을 거뒀다. 이는 1952년부터 1967년까지 전국 시ㆍ도간 체육 불균형이 심하던 시절, 서울특별시가 작성한 역대 최다 연속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대기록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타 시ㆍ도에서는 ‘인구가 가장 많기 때문에…’라는 이유를 들어 당연한 결과로 평가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 이유만은 아니다. 1981년 인천광역시와의 분리 이후 중위권에 머물렀던 경기도는 전국 최초의 직장운동부 창단과 우수선수 육성,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과 투자를 통해 오늘의 결과에 이른 것이지 단순히 인구가 많다고 해서 얻어진 결과라는 평은 단순 논리다.
▶하지만 경기도의 연승행진도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타 시ㆍ도의 추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종목간 전력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고, 오랜 승리 도취에서 오는 자만과 내부 갈등 등으로 인해 조금씩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종목별 성적에 해당 경기단체의 내부 사정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내부 갈등 없이 일사불란하게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한 종목들은 성적이 좋았거나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반면, 좋은 전력을 갖추고도 경기단체가 내홍을 앓고 있거나 관계자들이 성적보다 소위 ‘젯밥’에 관심이 더 많은 종목들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대회에서 경기도는 전체 45개 종목 가운데 14개 종목이 종목 1위를 차지하고, 5개 종목 2위, 2개 종목이 3위를 차지하는 등 총 21개 종목이 입상했다. 반대로 하위권에 머문 종목도 11개 종목이나 된다. 전반적으로 참가 종목들의 고른 선전 때문에 우승이 가능했던 것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우승 종목이든 하위권 종목이든 관계없이 경기단체 내부의 결속 여부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기체육의 현상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한 체육에서만 나타나는 현상도 아닌 일상적인 일이다. 그 일상적인 현상이 경기체육을 좀먹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흔히 보고 듣는 고사성어 중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다. 경기체육이 더욱 발전하고 연승행진을 이어가기 위한 제일 과제가 바로 가화만사성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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