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시아 순방… 한반도 정세 분수령

8일 국회 연설… ‘대북 메시지’ 수위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 일정을 본격 시작한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26년 만에 최장기 아시아 순방이고, 아시아 5개국 방문도 2003년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한·중·일 관련국들의 기본 입장이 정리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미국과 아시아 주요 국가 간의 무역균형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한 달 보름 이상 도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방문이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지수를 낮추고 평화와 대화의 국면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순방 기간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 미일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회 연설 등 동북아 외교안보지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굵직한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특히 오는 8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지근거리에서 전하는 대북 메시지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어떻게 지칭할지, 대북 군사옵션은 거론할지, 어떤 내용으로 어느 정도 수위의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내용을 사전에 어느 정도 조율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선에서 ‘톤’이 맞춰질지가 관건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서울에서 열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해법에 있어 양국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는 최대의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끌어낸다는 북핵 해법의 큰 틀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문제는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당 대회를 통해 집권 2기 체제를 굳힌 시진핑 주석이 ‘중국을 통한 대북압박’ 전략을 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얼마나 협조적일지가 이번 회담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순방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던지는 메시지와 한미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향후 행동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전혀 가늠할 수 없지만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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