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小貪大失)’,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손실을 입는다’는 뜻이다.
중국 진(秦)나라 시대 혜왕(惠王)이 있었다. 촉(蜀)나라를 점령하기 위해 계략을 짰는데 촉후(蜀侯)가 욕심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신하들로 하여금 소를 조각하게 한 다음 그 속에 황금과 비단을 채워 넣어 촉후에 예물로 보낸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이 소문을 전해 들은 촉후는 신하들의 간언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진나라 사신을 접견했다. 진의 사신이 올린 헌상품의 목록을 본 촉후는 사리를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고 백성을 징발, 보석으로 채워진 소를 맞을 길을 만들었다. 촉후는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도성의 교외까지 몸소 나와 사신을 맞이했다. 그러나 갑자기 진나라 병사들은 숨겨 두었던 무기를 꺼내 촉을 공격했고 결국 촉후는 사로잡히고 말았다. 촉은 망하고 보석의 소는 촉에게는 치욕의 상징으로 남았다. 촉후의 소탐대실이 나라를 잃게 만든 것이다. 북제 유주(北齊 劉晝)의 ‘신론(新論)’에 나오는 말이다.
30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0.25%p를 인상했다. 저금리 시대의 종말을 선언했다. 실로 6년5개월 만에 일이다. 동결을 주장한 1인의 소수의견도 나왔지만, 대다수가 인상에 찬성했다. 이런 기세라면 내년 중 1~2회 추가 인상도 전망된다. 이런 데는 일단 경기회복 기조가 바탕이 됐다. 게다가 갈수록 압박이 되고 있는 美 금리인상 등 회복세의 글로벌 경기추세의 영향이 컸다.
그동안 한은은 지루하게 계속된 경기 부진에다 1천400조에 이른 가계부채에 얽매어 꼼짝 못했다. 우선, 장기간 침체돼 온 경기가 무서웠다. 특히 어려운 가계형편에 빚 내가면서 집 사고 생계를 꾸려 온 영세 서민들의 고민도 저버릴 수 없었다.
‘소탐대실’이란 말이 있다.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지만 금리인상은 이에 부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더 이상 글로벌 경제에서 외톨이가 될 수 없다. 당장의 현안에 머무르다 미래를 저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동안 금리인상 시그널은 도처에서 제기돼 왔다. 상당수는 금리인상 시대를 맞춰 준비도 했을 것이다. 덩치가 너무나 커버린 가계부채가 무겁게 보이지만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각자 저금리 시대 종식에 맞춘 현명한 지혜가 요구된다.
김동수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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