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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골든타임 놓쳤다…우왕좌왕 해경, 신고접수시각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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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골든타임 놓쳤다…우왕좌왕 해경, 신고접수시각 ‘번복’

▲ 주영민 기자
▲ 주영민 기자

“오전 6시5분 VHF 무선청취와 관련해 확인한 결과 당시 명진호 선장이 VHF를 이용해 인천VTS(해상교통관제센터)와 교신을 한 게 맞습니다.”

 

황준현 인천해경서장의 인천 영흥도 낚시어선 충돌사고 3차 브리핑에서의 발언이다. 오전 6시13분과 6시9분, 6시5분은 신고 접수시간이자, 해경이 사고를 인지한 시간이다. 분명 사고는 1건인데 해경의 사고 인지 시각은 시간이 갈수록 앞당겨졌다. 어이가 없는 점은 우왕좌왕, 오락가락하는 인천해경의 발표는 결국 인천VTS와 사고선박의 무선교신이 없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이를 해경이 확인하면서 자리를 잡아갔다는 것이다.

 

사고 인지 시점을 잘못 발표한 점은 사소하지 않은 문제다. 최소 4~8분의 차이를 간과할 수 없는건 해경의 구조가 좀 더 빨랐다면 더 많은 인원이 생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해경이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때와 달라진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대하는 해경의 모습은 사고 인지 시점조차 불분명하게 만들며 각종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기만 했다. 특히 영흥파출소 고속단정과 평택·인천해경 구조대의 출동 지연 즉 골든타임 논란에 대한 해경의 해명은 더욱 가관이었다.

 

‘구형 보트라 야간 항해 레이더가 없어서’, ‘파출소 고속단정에는 특수구조원과 장비 등이 없어서’, ‘신형 선박이 수리 중이어서’, ‘양식장 등 장애물을 피하느라 먼 거리를 돌아와서’라며 문제 없었다는 해명만 늘어 놓은 것이다.

 

초겨울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 바다낚시를 떠난 22명중 생존자 7명을 제외한 15명이 불귀의 객이 돼 돌아왔다. 해경은 생존자도 구조했고, 사망자도 구조했다고 발표했다. 모두 구조했다는 표현을 강조하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 여전히 해경이 못미덥다. 그게 참 불편하고 불안하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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