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리더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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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여기저기 리더, 그것도 글로벌 리더로 키우겠다는 말이 붙어 있다. 나는 내 아이들이 지도자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한 번도 갖지 않았다. 지도자나 영웅이 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내 자식이 그런 가시밭길을 걷는 건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아프다. 물론 소양도 없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그러니 좋은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큰 소리를 내거나 뛰어다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너보다 강한 사람한테 친절하고 약한 사람한테 냉정하게 대한 것은 비열하다. 잘나지 않아도 괜찮지만 부끄러운 건 부끄러우니까.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건 힘들다. 나는 다른 사람의 인터넷이 설치시간이나 점심 상대를 알고 싶지 않다. 계속 따르릉 거리는 전화를 조용하게 만들지 않고, 길게 자주 통화하는 사람과 같이 있어야 할 때, 그 사람을 쳐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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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이 생긴 건 아이들이 식당에 오는 게 싫어서가 아니다. 일에 묶여 있다, 집안일에서 빠져나와, 오랜만에 친구들과, 좀 편안하고 우아하게 차를 마시고 싶으니 이 소소한 즐거움은 방해하지 말라는 것으로 생각한다. 좀 있으면 이런 어른들도 오지 말라는 카페가 생길지 않을까? 이미 텔레비전이 없고 11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숙소도 있으니 말이다.

 

몇몇 나라를 가보니 그들은 줄을 서거나 지나갈 때 다른 사람 몸에 닿지 않으려 조심했다. 어쩌다 아이가 소리 지르면, 부모가 쏜살같이 아이를 데리고 나가며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 했었다. 아이는 두 살 무렵이면, 말을 거의 알아듣는다. 8살까지는 주로 지능을, 13살까지는 생활습관을 몸에 익혀 그것을 평생 쓴다고 한다. 아이는 눈만 있고 귀는 없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리더로 키우려면, 어릴 때부터 예의 바른 태도를 몸에 배게 해야 한다. 그러니 자식을 리더로 키우려는 부모는 예의와 교양을 휘감아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행동에 묻어나기 마련이고, 그 행동은 머리 안까지 들여다보게 만든다. 나는 시민 노릇이라도 제대로 해야겠다. 끙.

 

이정미 경기도 보육정책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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