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은 삶의 소중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우리를 괴롭히는 통증 중에서 치통의 괴로움은 둘째가라면 서럽다고 알려져 있다. 음식을 섭취하는 기능이 생명유지에는 기본적인 역할을 하며, 치통으로 인한 괴로움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고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에게 치과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치통의 극심한 통증으로 시작하여, 입안에 주삿바늘의 찔림, 날카로운 금속성 기구들, 드릴이 돌아가는 소리와 입안의 침과 물을 흡입하는 거친 소리들이 우리들을 괴롭힌다. 더구나 부담스러운 치료비용까지도 첩첩산중이다.
지난 11월14일 국회에서 열렸던 구강건강증진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경제신문 기자는 자신의 지인과의 경험을 서두로 꺼내면서 ‘믿지 못할 치과’의 예화를 들었다. ‘신도시에 막 개업한 치과, 특히 기구와 장비를 많이 설치한 치과’는 방문하면 위험하다는 일반 사람들의 생각을 전하면서 ‘믿을 수 있는 치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치료의 전문성을 떠나서 사람의 마음을 믿지 못하는 것은 살아온 여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터득된 본능적 기술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나 돈이라는 매개체가 개입된 경우에는 더욱 민감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너무 가격이 싼 음식이나 물건을 한 번쯤 갸우뚱하는 것도 우리 삶의 지혜이고, 수소문해서 같은 품질이면 가격이 싼 것을 찾는 것도 현명한 경제생활의 원칙이다. 그러나 ‘사람이 먼저다’라는 대통령의 말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사이의 ‘신뢰’가 아닐까 한다. 특히나 우리의 몸을 맡기는 의료진과의 신뢰가 무너진다면, 이는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의료계의 자정작용이 우선이라는 점에는 너무도 당연하게 동의하지만, 그 의료진을 불신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치료비를 가격이라는 경제산술적 논리만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더욱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결국 ‘믿을 수 있는 치과’는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문구만이 유일한 진리라는 말이 있다. 결국 우리 모두의 수고를 통해서 믿을만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최유성 경기도치과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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