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송구영신 합시다”

이명관 사회부 차장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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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인 2017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희망과 기쁨, 성공보다는 슬픔과 절망, 시련과 좌절이 점철된 시간이었다.

 

국정농단에 이은 대한민국 사상 초유로 대통령이 파면됐다. 이와 관련한 검찰 수사와 법원의 재판이 이어지며 연일 우울한 소식만 전해지고 있다. 실체가 드러날수록 이미 타버린 국민들의 가슴에는 멍울만 더해질 뿐이다.

 

인재로 드러난 동탄메타폴리스 화재와 인천 낚싯배 전복, 반복된 타워크레인 사망 사고 같은 안전불감증 사고도 잊을만하면 터졌다.

 

자연재해도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피해 발생은 물론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던 지진의 공포도 국민들의 뇌리에 새겨졌다. 또 이로 인해 처음으로 수능시험이 연기되기도 했다.

김주혁, 샤이니 종현, 김영애, 김지영 등 유명인들의 잇단 사망사고도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 같은 세태를 반영하듯 매년 전국 교수들 1천 명의 설문으로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이 뽑혔다. ‘그릇된 것을 깨트려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 그리고 새 대통령 선출과 새 정부의 적폐청산 등을 일컬은 것이다. 또한 더 이상 과거에 머물지 말자는 ‘현정’의 의미도 더해진 듯하다.

이를 모두 뒤로하고, 무술년인 2018년은 달라지길 기대해본다.

 

우선 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러시아월드컵까지 세계적인 축제가 이어진다. 잠시나마 복잡한 현실을 잊고 국민들이 행복에 빠질 수 있는 이벤트가 마련된 셈이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6ㆍ13 지방선거)도 높아진 국민의 민주주의 의식이 반영되길 기대해본다. 지난해 시작해 올해 초까지 이어졌던 촛불집회가 폭력 없는 평화적 방법으로 진행돼 전 세계가 깜짝 놀란만큼 말이다.

 

수년간 대한민국을 비탄에 빠지게 한 세월호가 올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내년에는 모든 아픔을 뒤로한 채 희망과 행복이 솟아오르길 바라본다. 과거에 집착하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대계가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이명관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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