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저널리스트인 Shore JZ가 1990년대에 처음으로 사용한 saging의 의미는 2007년에 발간한 ‘Saging-How to grow older and wiser’에 잘 드러난다. 나이 들어감은 신체의 노화와 함께 현자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몸이 정직하게 나이 들어가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저런 갱년기 증상이 나에게 “너 나이 들어가고 있어” 라고 말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는 이런 속삭임이 서럽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이 또한 ‘그렇구나!’ 하며 덤덤히 받아지고 있다.
마음의 나이 들어감이 주는 선물인 듯하다. 10년도 훌쩍 지난 때, 한 일간지에서 이재철 목사님의 사설을 읽은 적이 있다. ‘나이 듦의 자화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목사님은 천덕꾸러기 노인이 아닌 존경받는 어른이 되는 두 가지 전제를 이야기 하였다. 첫째, 몸과 마음이 함께 늙어 가는 것, 둘째는 나눔의 재물관이다. 자기중심의 유아적 세계관에서 타인을 수용하고 배려하는 이타적 어른으로의 성숙을 이야기한 것이다.
나이 들어감이 육체의 노쇠함만을 의미하는 게 아닐진대 겉모습의 쇠약함은 나이 들어감을 무력해지고 쓸모없는 존재로의 퇴화를 보여주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컴퓨터의 보급과 함께 인간은 점점 무능한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더구나 요즘엔 이 또한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이라는 것의 출현으로 인간은 나이 들어가며 축척한 지식과 의사결정의 지혜에 도전받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나이 들어감은 다른 차원의 성숙 단계로 받아들여야 한다. 현명해지고 성숙해 가는 것. 이것이 노화의 양면 중 더 중요한 부분이다. 하여, 다시 고민이 시작된다. 나는 올 한 해 얼마나 성숙해지고 현명해졌나? 며칠 남지 않은 올해 동안 스스로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박은영 가천대학교 학사부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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