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힘내라, 동네서점’

박정임 지역사회부장 bakha@kyeonggi.com
기자페이지

부(富)의 상징인 빌 게이츠는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한 원동력으로 ‘동네 작은 도서관’을 꼽았다. 그곳에서 얻은 독서습관이 하버드 대학의 졸업장보다도 소중하다고 했다. UN 수장 자리에 앉았던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남의 말을 잘 듣는 방법을 책에서 배웠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많은 이들이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꿨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도서관이 많지 않은 시절, 그 역할은 동네서점이 대신했다. 

▶대형 프랜차이즈와 온라인 서점에 밀려 동네서점들이 사라지고 있다. 경기도만 해도 지난 2005년 463개이던 것이 2016년 276개로 줄었다. 편리함이야 온라인 서점을 따라갈 수 없다. 오전에 클릭 몇 번만으로 원하는 책을 사면 오후에 받아 볼 정도다. 도가 지난해 ‘선호하는 서점종류’에 대해 설문한 결과만 봐도 5명 중 1명 만이 동네서점을 택했다. 

▶‘서점 위기론’은 현실이 됐다. ‘서점 강국’으로 불렸던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기초자치단체 1천896곳 중 420곳에서 서점이 사라졌다. 다양한 타개책이 나온다. 서점도 도서관도 없는 기초자치단체를 찾아가 책을 판매하는 ‘달리는 서점’이 대표적이다. 서점이 아닌 데서 책을 팔기도 한다. 호텔에선 여행이나 문화예술 관련 서적을, 아웃도어 매장에선 레저 관련 책을 파는 방법이다. 

▶국내에선 ‘희망도서 서점대출 서비스’가 인기다. 책을 도서관이 아닌 일반 서점에서 빌려주는 제도다. 지자체가 관내 서점과 제휴를 맺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원시를 비롯해 용인, 안산, 오산, 부천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이용자가 늘면서 동네서점이 활기를 되찾고 있단다. 시민들은 쉽게 책을 접할 수 있고 동네서점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으로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동네서점은 참고서와 베스트셀러 판매에 의존한 과거에서 탈피해야 한다. 경기도가 지난해 ‘힘내라! 경기 동네서점’ 공모사업을 진행, 작지만 특색있는 서점을 선정해 건물 리모델링과 문화활동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핸 서점 운영자가 생존 전략을 찾도록 현장 위주의 맞춤형 교육도 제공키로 했다. 연초에 나온 도의 동네서점 활성화 방안이 종이 냄새만큼 향기롭다. 

박정임 지역사회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