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질문 토론식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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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G20 서울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훌륭한 개최국의 역할을 해 준 것에 감사하며 한국의 기자들에게 특별히 질문권을 먼저 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몇 분이 지나도 질문하는 한국기자는 아무도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황했고 결국 질문권은 중국기자에게 주어졌다.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은 많은 화제가 되었는데, 왜 그때 질문하는 한국 기자가 없었을까?

 

대부분 사람들은 질문해서 남들에게 이상하게 비치느니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학생으로 교육을 받을 때 항상 정답을 고르는 것, 가장 정확한 답은 무엇일까 생각하는데만 초점을 두고 학습해 왔기에 공개된 장소에서 질문을 하는 데는 익숙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정답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삶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가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수학자 칸토어의 명언에서 수학을 인생으로 한번 바꿔보면 “인생에서 올바른 질문을 하는 기술은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시선으로 던지는 질문은 인생의 성공을 가져오는 열쇠이기도 하다. “왜 사진을 찍으면 바로 안 나와요?”라는 딸의 질문에서 나온 에드윈 랜드의 폴라로이드 사진기, “왜 컴퓨터 가격은 부품을 합한 것보다 비싸요?”라는 질문에서 탄생한 델컴퓨터 등 세계적 히트 상품으로 인생이 바뀐 사람들의 일화를 보면 ‘질문’의 중요성이 우리 삶에서도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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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답답하고 막연할 때 우리가 찾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답이 아니라 ‘질문’일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우리의 삶에서 올바른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삶을 변화시키려는 긍정적인 혁신 마인드로 임해야 한다. 생활을 하다 보면 답은 내 생각과 무관하게 이미 정해진 경우가 많으며, 학습의 대부분은 주어진 문제의 답을 찾는 과정이 비교적 많이 차지한다. 

그러나 답을 찾는 방향으로만 가게 되면 답이 아닌 것은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고 시행착오를 줄이려 폭넓고 깊게 탐구하는 학습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 답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쪽도 늘 염두에 두고 균형을 맞춰가는 교육 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학교 현장의 학생들을 위한 즐겁고 행복한 학생중심, 현장중심 교육이 정답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질문’과 토론을 통한 민주시민교육으로 ‘내 안의 나도 모르는 숨겨진 보물(진로와 관련된 소질)’을 발견하게 하고 성인이 되어 그 분야에서 전문가로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우리 교육자들의 보람 있는 책무라고 생각한다.

 

조도연 道평택교육지원청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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