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이상의 고학력자가 고졸 학력자보다 취업하기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자가 늘어난데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부족한 게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최종 학력이 대학 이상인 사람의 실업률은 4.0%로 고등학교 졸업이 마지막 학력인 사람(3.8%)보다 0.2%p 높았다.
대졸 이상 학력자 실업률이 고졸 학력자보다 높은 것은 실업률이 집게 된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2002년 대졸과 고졸 학력자 실업률이 3.7%로 같은 때가 있었지만, 이때를 제외하면 2000년부터 2016년까지 고졸 실업률이 대졸보다 높았다.
지난해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 3.7%보다도 0.3%p 높았다.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보다 높게 집계된 것은 2002년(+0.4p)과 2013년(+0.2%p)에 이어 세 번째다.
실업자 수도 대졸 이상 학력자가 고졸 학력자보다 많았다. 지난해 기준 실업자는 대졸 이상 학력자가 50만 2천 명으로 고졸 학력 실업자(40만 9천 명)보다 9만 명 이상 많았다.
이처럼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이 증가한 데는 사회 전반의 고학력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고졸 학력자는 2016년 1천651만 6천 명까지 증가했다가 2017년 1천651만 3천 명으로 감소했지만, 대졸 이상 학력자는 같은 기간 1천564만 3천 명에서 1천610만 명으로 늘었다. 경제활동 인구 중 고졸 학력자는 2017년에 전년보다 0.1% 증가했고, 대졸 이상 학력자는 3.1% 늘었다.
취업 시장에서 취업자와 중소기업 간의 ‘눈높이’ 문제도 대졸 이상 학력자의 실업률을 높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지만, 고학력자들은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고 있다.
대기업 등 대졸 이상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부족한 상황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졸자가 많아졌지만, 그 사람들이 갈 만한 일자리가 부족해서 실업 상태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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