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청년 실업률이 9.9%로 실업률 측정 이래 가장 높다. 체감 실업률은 22.7%다. 이런 가운데 경제활동도 안 하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쉬는 청년이 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비경제활동인구 중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가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층(15∼29세)이 30만1천명으로 2016년(27만3천명)보다 2만8천명 늘었다. 전체 청년층에서 ‘쉬었음’으로 분류된 이들의 비율도 2016년 2.9%에서 2017년 3.2%로 0.3% 포인트 높아졌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이들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거나, 일할 능력이 없어 노동 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이들을 지칭한다. 사유는 진학준비, 육아, 가사, 교육기관 통학, 연로, 심신장애, 입대 대기, 쉬었음 등으로 분류된다. 장차 경제활동을 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있거나 직·간접적으로 경제활동에 도움을 주는 사유도 있지만 ‘쉬었음’은 이와는 꽤 거리가 있다.
유럽 등에선 교육·직업훈련을 받지도 않고 취업도 하지 않는 젊은층을 의미하는 니트(NEETㆍ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 ‘쉬었음’에 해당하는 젊은이들이 바로 니트족이다. ‘쉬었음’ 청년층은 취업이 어려운 환경에서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니트족은 구직활동을 해도 안 되니 좌절감을 느끼다가 결국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하고 취직 준비조차 단념하는 이들이다.
니트족 외에도 청년층의 취업난을 표현한 신조어들이 많다.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됐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캥거루족’, 직업을 갖지 않고 평생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프리터족’, 취직과 퇴직을 번갈아가며 계속하는 ‘메뚜기족’이 있다. 인턴과 비정규직, 계약직을 반복하는 ‘비계인’, 취업을 해야 비로소 인류로 진화한다는 ‘취업 인류’도 있다.
공시생과 취업 준비생을 합한 ‘공취생’은 공무원과 일반 기업 가리지 않고 취업을 위해 애쓰는 사람을 뜻한다. 흙수저 인턴의 줄임말인 ‘흙턴’은 단순노동만 반복하는 인턴을 말한다. ‘호모 스펙타쿠스’는 취업 불안감에 끊임없이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는 사람을 뜻한다. 모두 심각한 취업난을 빗댄 자조 섞인 단어들이다.
취업 자체를 포기한 니트족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의 미래는 암울하다. 정부·기업을 포함한 사회 전체가 나서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어렵더라도 니트족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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