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문화와 예술을 만날 수 있는 <나의 이탈리아 인문기행>
이탈리아의 조각가 모딜리아니부터 샤임 수틴, 잔 에뷔테른, 조르조 모란디, 주세페 펠리차 다 볼페도, 마리노 마리니까지 이탈리아의 문화와 예술을 만날 수 있는 <나의 이탈리아 인문기행>(반비 刊)이 출간됐다.
이 책은 저자 서경식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로마, 페라라, 볼로냐, 밀라노 등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를 방문해 다양한 예술가들과 예술작품을 만나고 생각한 바를 기록한 여행 에세이이다.
저자는 1951년 일본 교토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나 와세다대학 문학부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도쿄케이자이대학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 민주화에 대한 많은 관심이 있었고, 인권과 소수 민족을 주제로 한 출판,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많이 펼쳐 왔다. 1995년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을 받은 대표작 <소년의 눈물>은 재일조선인들의 삶과 아픔, 두개의 고국을 가진 그가 어린 시절 겪어야했던 혼란과 좌절을 그려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1992년 출간한 <나의 서양 미술 순례> 이후에는 여행지에서 만난 예술가, 작품, 음악, 책을 다루는 에세이를 주로 펴냈다.
이탈리아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이 두번째다. 마르코폴로상을 수상한 전작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창비 刊)에서는 현대 증언문학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작가 쁘리모 레비(Primo Levi)의 삶과 사상, 죽음의 의미를 통해 이탈리아의 모습을 그렸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 전작에서 다룬바 있는 카라바조, 미켈란젤로, 프리모 레미,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외에 주세페 스칼라리니, 오기와라 로쿠잔, 사에키 유조, 마리오 시로니 등의 작가와 작품이 소개된다.
각각 다른 시대에 다른 장소에서 활동했던 예술가들이지만 각자의 시대 각자의 장소에서 치열하게 고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 20~30년 사이 달라진 이탈리아에 대한 기록도 흥미롭지만, 그에 못지않게 저자가 ‘늙음’에 대해 사유하는 장면들도 인상적이다.
또 이탈리아 곳곳을 수차례 여행하면서 겪은 여러 일상적인 에피소드들이 더해져 생생한 이탈리아 여행기로도 손색이 없다.
저자는 “설령 단편적이라 할지라도 직접 찾아가 그 지역의 풍토를 온몸으로 느끼며 과거와 미래로 상상을 펼쳐나가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이 책은 이탈리아를 이야기함과 동시에 나에 대한 이야기다. 독자들도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값 1만8천원
송시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