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전문기업 다날이 운영하는 커피전문브랜드 ‘달콤커피’가 지난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국내 커피업계 최초로 무인 로봇카페 ‘비트’를 선보였다. 비트는 달콤커피의 카페운영 노하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최첨단 로봇, 다날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융합해 만든 ‘스마트 카페’다.
모바일앱이나 부스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면 로봇이 커피머신을 작동시켜 커피를 내리고, 픽업 공간으로 옮겨준다. 달콤커피는 올해 은행, 대형쇼핑몰, 대학교 등 공공장소 위주로 비트를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편의점에도 무인화(無人化) 바람이 불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무인형 편의점 ‘시그니처’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이달 서울 롯데손해보험빌딩에 2호점을 열었다. 시그니처에는 손의 정맥을 인식해 결제가 이뤄지는 핸드페이와 바코드를 360도 모든 방향에서 읽는 자동 스캔 무인계산대가 도입됐다. 이마트 24도 지난해 6월 무인편의점을 선보인 이후 현재 6개 무인점포를 운영 중이다. CU는 모바일 기반의 셀프결제 앱 ‘CU 바이셀프’를 선보였다.
점원 없는 무인점포까지는 아니어도, 무인 주문기기 도입은 업종을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와 맥도날드의 경우 전체 운영 매장 가운데 무인주문기를 도입한 매장이 절반 가까이 된다. 농협은 IoT 스마트 판매 시스템을 접목한 ‘고기 자판기’를 선보였다. 고기 자판기는 생고기, 양념고기 등을 소단위로 진공 포장해 판매하며, 무인으로 신선도 관리를 한다.
셀프 주유소, 셀프 빨래방에 이어 편의점, 은행, 카페, 패스트푸드점, 서점, 우체국까지 ‘무인(無人)’ 열풍이다. 무인화 바람은 유통ㆍ서비스를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무인점포의 빠른 확산은 세계적인 추세다. 중국엔 ‘2무 시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현금을 들고 다니는 사람과 점원이 없다는 뜻이다. 중국의 무인편의점 시장 규모는 2017년 389억 위안인데 2022년이 되면 1조8천105억 위안을 넘어설 예정이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5개 편의점은 2025년까지 모든 점포에 무인계산대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최저임금 인상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인기기 도입에 더 속도를 낼 것 같다. 무인화 추세는 기술 개발과 최저임금 상승에 기반한 측면이 크다. 무인화 바람이 일자리 축소를 비롯한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무인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장기적인 일자리 예측과 준비가 필요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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