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이 20일 미국을 이겼다. 세계랭킹 1위 캐나다, 2위 스위스, 4위 영국, 5위 스웨덴을 잇달아 무너트리며 거둔 승리다. 한국 컬링 사상 올림픽 4강 진출이라는 신화도 썼다. 21일 오전 열린 예선 8차전서는 OAR(3위)에 11대1로 대승했다.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4강 진출을 확정한 후 얻은 승리여서 더 짜릿했다. 준결승은 23일, 결승전은 25일 열린다.
▶컬링(Curling)은 국내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스포츠였다. 국민 대부분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서 처음 본 셈이다. 당시 맷돌 모양의 돌덩이(스톤)로 상대 돌덩이를 밀어내거나 교묘히 비켜가며 가장 안쪽에 있는 원(버튼)을 차지하려 빗자루질을 해대는 선수들에 이목이 쏠렸다. 소치 동계올림픽엔 경기도청 팀이 출전했다. 그때가 첫 올림픽 진출이었다.
▶컬링은 4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룬다. 고도의 전략싸움이 필요해 ‘빙판 위의 체스’라고도 불린다. 경기는 길이 45.72m, 너비 5m의 직사각형 모양인 ‘컬링 시트(sheet)‘에서 총 10엔드로 진행된다. 두 팀이 공 역할을 하는 스톤을 빙판 위에서 번갈아 던진다. 이 스톤을 ‘하우스(house)’라 불리는 표적 중앙에 가장 가까이 넣는 팀이 점수를 얻는다. 각 엔드마다 팀당 8번씩 스톤을 던져 얻은 점수를 합해 많은 팀이 이긴다.
▶지난 1541년경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얼어붙은 강이나 호수에서 돌을 미끄러뜨려 시합하던 것에서 컬링은 유래했다. 이름도 돌덩이가 얼음 위를 굽어지며 나가는 모습에서 따왔다. 투구자가 스톤을 던지면 2명의 스위퍼(sweeper)가 브룸(broom)으로 쉴 새 없이 바닥을 닦는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빗자루 형태의 도구가 브룸(broom)이다. 흔히 빗자루질이라고 말하는 스위핑(sweeping)은 스톤의 속도와 진로를 조절한다.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은 기량도 뛰어나지만 완벽한 팀워크가 압권이다. 이대로라면 세계를 제패할 일만 남았다. ‘대한민국은 폴링 인 컬링(falling in curling)’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그동안 사랑을 독차지했던 몇몇 종목이 불협화음을 내는 상황에서 척박한 환경에서도 끈끈한 동지애로 뭉친 이들의 매력에 풍덩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박정임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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